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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어린이도서관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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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 어린이도서관이 나아갈 길

입력
200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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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청소년 독서에 대한 열기가 지금처럼 높은 때가 또 있었던가 싶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듯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1979년 ‘세계 어린이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 설립을 시작으로 90년 에스콰이어재단의 인표어린이도서관이 서울 상계동에 1호 어린이도서관을 열었다.

여기에 어린이도서연구회의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이 전국에 퍼지면서 어린이 독서운동에 대한 관심을 높여 1990년대 후반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민간 어린이도서관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전 국민이 어린이도서관에 관심을 갖게 만든 것은 2003년 시작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일 것이다. 이후 민간 어린이도서관의 설립은 부쩍 많아져 2005년 현재 1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 이전에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전혀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에는 어린이 열람실이 있다. 그런데 그 수가 너무 적어 가기에 불편하고 사람들은 그 곳을 자기 책을 가지고 가서 공부하는 독서실로 여기는가 하면 직원들은 이용자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자생적으로 민간도서관이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자료를 구입해야 하는 도서관의 특성상 개인이나 단체가 안정되게 운영하기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 현재와 같은 공립 공공도서관 제도를 처음 확립한 영국과 미국에서 18, 19세기에 시민들의 독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민간도서관이 먼저 세워졌으나 영국이 1895년 ‘도서관법’을 제정하여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 만든 예에서 우리의 공공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어린이도서관이 아니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도서관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 공공도서관은 ‘성별ㆍ지역별ㆍ빈부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든 주민이 평등하게 자료와 정보를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마저 공공도서관을 어린이 전용시설로 한다면 이는 기본 이념에 위배되는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어린이책보다 더 심도 있는 일반도서의 이용으로 자연스레 연결하기 위해서도 별도의 어린이도서관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어린이 전용 도서관 설립보다는 누구나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에서 어린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 특히 쉽게 도서관에 갈 수 있어야 하는 어린이의 특성을 감안할 때, 큰 공공도서관 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을 설립하여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내년에 개관하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몫이 되어야겠다.

책 칼럼니스트 강은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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