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이 가지는 전쟁 억지력은 가공할 전투 작전능력에서 나온다. 항공모함 한 척에 딸린 전단은 육상의 고정 군사기지에 못할 바가 아니다.
미국 항모 전단은 최신예 전폭기 등 75대의 함재기, 구축함 순양함 등 전투함 4척, 잠수함 한 척, 수 많은 크루즈 미사일로 무장돼 있다. 승무원은 6,500명. 과거 항모전단은 10~15척의 전투함에 1만 명의 승무원을 갖추었으나 최근 이를 슬림화하는 대신 민첩성을 높였다.
■ 미국이 보유 중인 항모는 모두 12척. 이 중 두 척이 낡은 재래식인데 비해 10척이 핵 추진 항모다. 항모의 활동단위는 2년이라고 한다. 6개월 동안 항해작전을 수행한 뒤 1년 반 동안 기항상태에서 보수정비를 하고 다음 작전에 대비한 훈련기간을 갖는다.
이 때문에 미국 해군은 보통 한 해양에 두 척 이상의 항모를 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동시에 6척의 항모를 작전지역에 투입할 수 있도록 기동성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 어느 곳이라도 30일 이내에 출동하며 90일 이내에 2척을 추가 배치한다는 것이다. 대만사태나 한반도 유사 시 필요한 항모가 최소한 6척이라는 판단이다.
■ 미 제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배치된다고 한다. 이 기지에는 1961년부터 재래식 항모 키티호크호가 배치돼 있었으나 이를 니미츠급 핵항모로 대체키로 했는데 2008년부터 조지 워싱턴호가 실전 배치된다는 것이다.
재래식 항모에 비해 핵항모는 연료보급을 않고도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전력이 강화됨이 물론이다. 북한이 엊그제 미국의 이 계획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노동신문은 “미제의 핵 선제공격 전략에서 나온 첫 과녁은 우리나라(북한)”라고 맹비난했고, 조선중앙TV는 조지 워싱턴호에 대해 시사해설 프로그램까지 방영했다고 한다.
■ 이 TV는 “조지 워싱턴호는 재래식 항모에 비해 항해거리가 길고 속도도 빨라 작전능력이 매우 뛰어난 전투함선”이라고 소개했다는데, 주민의 긴장감을 높였을 프로그램이다.
북한의 긴장도 나름대로 무리가 아니다. 9ㆍ11사태 이후 미국이 선제전략으로 전환했음은 주지하는 대로 인데다, 항모전단의 강화는 선제 의지와 능력의 과시이다. 막강한 선제능력은 상대에 겁을 주어 억지력을 키운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호 배치에는 핵에 과민한 일본, 미일의 군사유착, 중국의 긴장 등도 얽혀있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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