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백인여성 이라크서 자폭테러 충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백인여성 이라크서 자폭테러 충격

입력
2005.12.02 00:00
0 0

백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유럽 사회에 충격을 던진 벨기에 여성 무리엘 드고크(사진)의 38년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평범한 여성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그녀는 18년 전 동생이 오토바이 사고로 숨지면서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동생이 치료 받던 병원조차 방문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녀는 성인이 된 후 약물과 알코올에 의존해 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과점에서 보조원으로 일하며 정상적 삶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지만 알제리계 무슬림 남성과 결혼을 하면서 운명이 180도 달라졌다. 무슬림에 눈을 뜨면서 서유럽인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친척들은 고인이 남편들에게 ‘두뇌세척’을 당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그녀는 결혼 초기에는 머리에 둘러 쓰는 베일만 착용하다 이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차도르를 두르는 등 완벽한 신봉자가 돼 갔다. 3년 전 모로코 출신의 이삼 고리스와 재혼하면서 벨기에 브뤼셀 무슬림 집단촌에서 생활하며 ‘무슬림보다 더한 무슬림’으로 변해갔다.

죽음조차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달 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을 상대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지만 현장에서 즉사하지 않고 중상을 입고 고통을 겪은 후 사망했다. 남편도 이라크에서 미군에 의해 사살되는 비극을 맞았다. 그녀는 수개월 전 벨기에를 떠나 남편과 함께 시리아를 거쳐 이라크에 잠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 릴리안 드고크는 “지난달 테러 발생 직후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딸이 죽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며 “3주 전부터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응답기만 작동했었다”고 울먹였다. 전문가들은 “개종을 하면 극단주의로 빠져드는 경향이 강하다”며 “새로운 세계에 접하면서 쉽게 감성적으로 변한다”고 분석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