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군과 제왕
독특하고도 대중적인 주제를 잡아 우리 역사를 재해석한 책을 계속 내고 있는 이덕일씨가 이번에는 고구려 유민들의 삶을 복원했다.
고구려가 멸망하고 한 세대가 지난 후 당으로 끌려간 고구려 유민들의 후손은 다양한 모습으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다. 고선지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지만 당의 최전성기인 현종의 시대를 가능케 한 책사 왕모중, 안녹산의 난으로 궁지에 몰린 현종을 구원하는 왕사례와 후희일, 후희일의 사촌으로 중원의 고구려라고 할 치청왕국을 건설한 이정기의 이름은 낯설다.
‘장안의 봄’이던 당 현종 연간과 이후 절도사들의 군웅할거 시대인 8세기를 배경으로 당의 장군이 되는 길을 택한 고선지와 당의 신하를 거부하고 고구려 나라를 건설한 이정기의 엇갈린 삶을 보여준다. 웅진지식하우스 전2권 각권 1만3,000원.
▲ 침대 위의 화학 / 가브리엘 프로뵈제 등 지음
사랑을 좌우하는 호르몬에 담긴 비밀
사랑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호르몬’과 ‘감각기관’이다. 독일의 과학 저술가들이 남녀의 감정과 신체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통치자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부드럽고 기분 좋게 접촉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의 ‘애피타이저’ 옥시토신, 성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카사노바의 비밀 병기’ 도파민, 행복을 전달하는 세로토닌 등 사랑에 관여하는 중요한 호르몬들의 역할을 설명한다.
사랑을 돕는 감각기관 중에서 눈과 코의 작용을 각각 립스틱과 향수와 연관지어 살펴보고, 굴에서 향부자까지 최음제의 역사와 그 효능도 알아본다.
저자들은 ‘중요한 것은 화학작용에 의해 결정되지만 사실 나머지는 모두 기적’이라고 말한다. 정수정 옮김. 이지북 2만3,700원.
▲ 이순신의 난중일기 완역본 / 노승석 옮김
난중일기 초서 13만자 고증 첫 완역본
국보 제76호인 ‘난중일기’는 초서로 써 있어 원래 해독이 어렵고 일부 글자는 마멸되어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대목이 있다. 그 동안 많이 알려진 난중일기는 일제시대 간행본으로 1960년대 노산 이은상 선생이 번역한 것이었지만 정확한 고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초서연구가 노승석씨가 이 초서 난중일기 13만자를 모두 해독해 첫 완역본을 냈다. 새롭게 번역한 글자만 8,500여자이고, 150여자의 오류를 수정했다고 한다.
노씨에 따르면 8책 서간첩에 실린 이순신의 큰아들 이회의 편지는 처음 공개하는 것인데, 그는 노량해전 직후 현건이라는 관리에게 보낸 이 서간에서 ‘사람들의 돌봐주심에 힘입어 상여를 무사히 빠르게 옮겨왔다’고 썼다.
항간의 충무공 잠적설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씨는 이밖에도 기존 번역서들이 잘못 옮긴 여러 곳의 인명과 지명을 바로 잡았다. 동아일보사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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