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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라크 철군 양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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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라크 철군 양면전략

입력
200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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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 해군사관학교에서의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가 워싱턴 정치인들이 설정한 인위적 일정에 따라 이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이 요구하고 있는 철군 시간표 제시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 정부 내에서 흘러나온 ‘2006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의 3분의1 감군’구상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군 철수는 이라크 자체의 안보역량에 달려 있다”고 전제, “이라크 보안군의 전력이 대폭 향상됐으며 이에 따라 미군 역할도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적절한 시기에 역할이 줄어든 미군의 감군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이 같은 접근방식에 대해선 부시 대통령이‘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시 대통령이‘철군 시기는 정치인들이 아닌 이라크 현지 미군 지휘관들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정치적 공세에 밀려 후퇴하는 인상을 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라크전 장기화를 비판하면서도 조기 철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다수 여론을 활용,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역공을 노렸을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이라크에서 군대를 빼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저버리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양면 전략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매도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수사만 장황하게 나열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대선때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해군사관학교를 무대로 펼쳐진 연극’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 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실패한 이라크 전략에 립스틱을 칠하려는 대통령의 시도에 아무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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