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사형제도가 부활된 미국에서 1,000번째 사형 집행을 계기로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불붙고 있다.
29일에는 1,000번째 형 집행 대상자였던 사형수가 하루 전날 극적으로 감형됐다. 마크 워너 버지니아 주지사는 살인강도죄로 복역 중인 사형수 로빈 로빗(42)의 형량을 종신형으로 감형한다고 밝혔다.
로빗은 30일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형이 집행될 예정이었다. 1999년 사형선고를 받은 로빗은 살인 혐의를 부인하면서 법원 직원이 피묻은 가위 등 증거물을 무단으로 파기해 DNA 재검사가 불가능해져 구명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해왔다.
워너 주지사는 “증거물이 사라져 피고인이 자신을 보호할 기회를 잃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초 퇴임을 앞둔 워너 주지사가 지금까지 11건의 사형집행에 대해 감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가 이번에 감형을 수용한 것은 민주당 차기 대선 예비 후보로서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빗이 구명된 이날 오하이오주에서는 999번째 사형이 집행됐다. 따라서 12월2일로 형 집행이 예정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케네스 리 보이드가 1,000번째 사형대상자가 됐다.
13일 캘리포니아에서도 사형수 스탠리 윌리엄스의 형 집행을 앞두고 있어 사형제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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