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줄기세포 불일치 오래 배양해 DNA 번성?
3개 시료에선 결과 全無DNA 충분히 담지 못해?
PD수첩측이 실시한 DNA지문 분석을 둘러싼 의문은 3개 시료가 왜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았으며, 체세포와 DNA지문이 불일치한 배아줄기세포는 과연 무엇이냐는 것이다.
DNA지문분석은 정해진 유전자 부분만 DNA를 크게 늘려 그 염기서열을 비교함으로써 본인인지 친자인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인지를 확인한다.
특정 부위의 염기서열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수사나 재판에서 지문만큼 확실한 증거로 채택된다. 간혹 오염되거나 변성된 시료에서 DNA지문이 불완전하게 나올 수는 있지만 판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명백히 일치하는 DNA지문은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다.
환자의 체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DNA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은 먼저 복제된 줄기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PD수첩 관계자는 “혹시 실험자의 땀이나 유전자 등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어 실험자의 유전자도 분석했으나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한 연구자는 “배아줄기세포를 오래 배양하다 보면 DNA변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료 속의 세포 전체가 다 변성됐을 가능성은 낮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배아줄기세포가 배양액 동물성분 등에 의해 오염됐다는 것이다. PD수첩 관계자는 “오염된 시료라면 예상했던 부위의 DNA외에 다른 부위의 DNA가 증폭돼 나타나야 하지만 이를 확인(음성대조)한 결과 오염 가능성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혀 DNA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황 교수팀 관계자가 실수로 세포를 담지 못했거나, DNA분석자가 세포를 꺼낸다고 하다가 액체만 꺼냈거나, DNA추출이나 보관 등 처리과정에서 실수로 DNA가 변성됐거나, 기기가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먼저 기기 오작동은 한꺼번에 검사하는 시료 전체에서 동일한 결과를 보여야 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쳤을 리는 없다. 분석업체가 국내 대표적인 친자확인 업체라는 점에서 실험자의 실수를 예상하기도 어렵다. 실제 분석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결과 자체가 안 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 연구자는 “인간줄기세포는 세포끼리 잘 달라붙기 때문에 샘플 처리 과정에서 충분한 양의 DNA를 담지 못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확률은 낮지만 있을 수 있다.
남은 가능성은 처음부터 시료에 세포는 없이 액체만 담겨있었을 가능성이다. 세포를 늘상 다루는 연구자들이 실수로 세포를 담지 못했을 것으로 보기는 역시 어렵다. 여러모로 희박한 가능성이 5개 중 3개의 시료에서 나타난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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