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의 연구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속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해온 천주교가 생명운동의 확산을 위한 특별 미사를 갖고, 조계종은 생명윤리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 정리를 시도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생명복제, 낙태 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생명의 존귀함을 강조하기 위해 4일 생명미사를 열기로 했다. 생명미사는 정진석 대주교가 집전하는 명동성당을 비롯해 서울대교구 내 성당에서 일제히 거행된다. 미사에는 주한외교사절이 대거 참가하며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보내온 축복 서한과 외국의 가톨릭 교구가 보내온 지지서한도 소개된다.
앞서 한국천주교는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서울대교구에 생명위원회와 ‘세포치료사업단’을 설치,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난치병 환자 치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우리가 아무런 대안 없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질까 조심스럽다”며 “배아줄기세포 대신 생명 윤리 논란이 없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하자는 게 천주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영화배우 안성기, 탤런트 임현식 양미경 등을 생명미사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한편, 생명기금 모금과 생명팔찌 착용 운동 등도 펼칠 예정이다. 또 명동성당에 생명홍보관을 설치, 천주교가 펼쳐온 생명운동 관련 자료와 성체줄기세포 연구 자료를 전시하고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 강당에서 ‘생명의 밤’ 행사를 열어 생명존중운동에 젊은이들이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한편 천주교, 개신교와 달리 황우석 교수 연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불교계는 3일 ‘현대사회와 불교생명윤리’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고 이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조계종 총무원과 인드라망생명공동체가 개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총무원 불교생명윤리정립연구위원회 소속 연구원 13명이 2년 여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불교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는 불교의 세계관, 인간관, 윤리관 등의 총론과 사형제도, 뇌사ㆍ장기이식ㆍ안락사, 낙태 등에 대한 연구 내용이 소개된다. 특히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인 미산스님은 불교의 시각에서 바라본 생명조작문제에 대해 발표한다. 미산스님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포함한 생명 조작과 관련, 불교계의 찬반 의견을 소개하고 근거가 되는 교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의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의 결과가 생명문제에 대한 종단의 공식 입장을 정립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종단 차원은 아니지만, 중앙 신도회 등 일부 단체가 중심이 돼 불교 신자인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들 단체는 최근 “황우석 교수 흔들기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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