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내년 2월 전당대회의 ‘붐업’(Boom Up)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전대가 국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도약은 물건너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다.
전대 흥행을 위한 논의는 일단 지도부 선출 방식에 맞춰져 있다. 김근태 장관을 정점으로 한 재야파가 먼저 ‘50만명 전(全) 당원 참여’ 카드를 들고 나왔다.
현 당헌ㆍ당규에는 올 4월 전대에서 선출된 대의원 1만2,700여명에게만 투표권이 있어 흥행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여기에는 당시 정동영 장관과 가까운 문희상ㆍ염동연 의원이 1,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의원 분포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판단도 자리잡고 있다.
정 장관측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중성에서 앞서 있다는 자신감에다 약 15%의 대의원 지분을 가진 유시민 의원에 대한 거부감도 깔려 있다. 재야파인 임종석 의원, 친노직계인 이화영 의원 등은 아예 ‘전 당원+일반국민’으로 범위를 넓히자는 입장이다.
의장경선 방식에 대해선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때와 같은 전국투어 경선, 당원협의회 차원의 일괄 투ㆍ개표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정 장관측에서는 의장과 상임중앙위원 경선을 분리하는 사실상의 1인1표제를 도입, 의장선거에서 김 장관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또 다른 논의의 축은 ‘40대 기수’로 일컬어지는 참신한 인물들의 출마 불가피론이다. 붐 업과 비전 제시를 위해서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게 논거다.
이에 따라 김부겸 김영춘 임종석 등 ‘재선그룹 40대 트로이카’의 동반출마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0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때 재선인 정동영 추미애 김민석 의원이 함께 출마해 바람을 일으켰던 전례를 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4월 전대에서 송영길 의원으로의 소장 후보 단일화가 실패작이었다는 반성도 들어 있다. 세 의원 주변에선 동반 출마한 뒤 예선 통과자에게 힘을 싣기로 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우원식 민병두 의원 등 475세대와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의원 등 386 주자들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강금실 전 장관 등의 영입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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