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태프의 전문성 제고와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가 잇달아 출범한다.
영화인 조합은 11월30일 오후 동숭동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예술원에서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조합은 산하에 영화감독조합 촬영감독조합 시나리오작가조합 미술감독조합을 두고 제작환경 변화를 모색한다.
영화가 고부가가치 첨단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현재 한국영화의 제작관행은 구태의연하다는 것이 조합 결성의 가장 큰 이유. 감독의 경우 장편 영화 1편 이상을 연출하고 촬영감독은 35㎜ 장편영화를 1편 이상 촬영한 자 등으로 가입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조합 통합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이현승 감독은 “제작자들과 협의를 통해 고비용 저효율의 불합리한 제작체계를 바꾸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말했다. 영화아카데미 위탁교육이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산하 조합 스태프의 전문성을 높이고 나아가 영화 현장의 노동 환경 개선과 임금 현실화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영화조수연대회의를 기반으로 15일 출범하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은 전문성보다 노동환경 개선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스태프도 노동자이므로 최저임금을 보장 받아야 하고 불공정한 계약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한다는 것이 설립의 기본 취지다.
회비를 낸 영화산업에 종사자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매니지먼트사 직원도 가입대상으로 삼고 있다. 노조설립 추진위원회는 공인노무사의 자문을 거쳤으며 조직이 안정되면 한국제작가협회(회장 김형준) 등을 대상으로 내년 봄 단체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정승권 교육선전부장은 “제작 체계가 개선되면 제작사도 스태프들의 인상된 임금에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작자들은 두 단체의 등장을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작관행을 바꾸고 스태프에 적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당장은 부담이 되지만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충무로의 한 제작자는 “두 단체가 조직의 이익보다는 한국영화계에 좀 더 합리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영화계 전체의 발전을 모색하면서 전문 기술도 교류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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