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부 3명 중 2명(65.4%)이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고, 절반 가량(48.8%)이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 이혼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라디오(95.9㎒) ‘여성시대’(진행 양희은 송승환ㆍ사진)가 방송 30돌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기혼여성 1,0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다. 특히 이혼에 대한 생각은 1985년 조사 때 ‘남편에게 만족할 수 없을 경우 이혼하는 게 좋다’에 대해 반대(62.0%)가 찬성(24.1%)보다 훨씬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를 보여준다.
또 가정 안에서 주부들의 지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85년에는 ‘토지나 주택 구입’을 남편(41.0%)이 주로 결정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남편 단독결정’이 28.0%로 줄었고, ‘아내 단독’이나 ‘부부 공동’으로 결정하는 비율이 43.8%에서 67.7%로 증가했다. 특히 자녀교육에서는 ‘아내가 최종 결정자’라는 응답이 12.4%에서 49.9%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주부의 가사전담 비율은 85년과 비교해 청소는 80.8%에서 87.5%, 식사준비는 88.5%에서 95.8%, 설거지는 86.5%에서 92.6%로 오히려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여성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전담률이 식사 90.5%, 설거지 86.5%, 청소 78.5%에 달했다.
직업이 있는 주부는 응답자의 35.1%로, 취업 이유는 ‘생계 유지’(26.8%) ‘빚 청산’(4.1%) 등 경제 관련이 가장 많았으나 ‘능력 발휘를 위해서’라는 응답도 20년 전보다 11% 포인트 증가한 24.4%에 달했다. 직업이 없는 주부들은 그 이유로 ‘가사나 육아 부담’(62.8%) ‘남편 또는 가족의 반대’(20.0%) 등을 꼽아 20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한편 ‘여성시대’는 12월14~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컨벤션홀에서 ‘서른 살의 여성시대’란 이름으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연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의 변화와 ‘여성시대’ 변천사를 보여주는 영상물 사진 등을 전시하고,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결식어린이를 돕기 위한 ‘스타 및 청취자 소장품’ 판매도 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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