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7)군은 고1 때 자퇴했다. 그 뒤 7개월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컴퓨터게임 때문에 낮과 밤이 뒤바뀌었다. 점차 감정조절이 어려워졌다. 부모에게 침을 뱉고 욕을 하고 때리기도 했다. 잘 씻지도 않고 식사를 거르는 때가 많다. 유일한 취미는 오래 잠자기와 인터넷이다.
A군은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이다. 청소년위원회는 30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3층에서 열린 ‘사회부적응 청소년 지원방안 국제심포지엄’에서 ‘은둔형 외톨이 위험군’에 속한 고교생 수가 4만3,000여명에 달하고 아예 학업까지 포기한 ‘고위험군’도 5,6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결과는 청소년위가 한국청소년상담원과 동남정신과의원에 의뢰해 1,461명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1~21일 벌인 사회부적응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응답자 가운데 집 밖을 나가지 않은 경험이 있는 ‘은둔형 외톨이 잠재형’ 학생은 137명(9.4%)이었고, 이중 은둔 경험이 있고 대화상대가 1명 이하인 ‘위험군’은 34명(2.3%), 학교까지 그만 둔 ‘고위험군”도 4명(0.3%)이나 됐다.
이를 2005년 현재 전국 고교생 185만5,000명에 대입하면 ‘위험군’은 4만,3000명, ‘고위험군’은 5,600명에 달한다는 추계가 나온다.
동남정신과 여인중 원장은 “치열한 입시와 좁은 취업문 등 경쟁사회가 주는 심리적인 압박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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