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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올해 한국영화 흥행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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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세상/ 올해 한국영화 흥행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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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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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작들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던 한국영화는 10월 시장점유율 70%를 다시 넘기면서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평균 제작비 50억원에, 손익분기점이 160만명에 달할 만큼 외형으로도 크게 성장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한국영화의 흥행코드는 무엇이었는지 짚어본다.

#1. 오랫동안 영화계를 지배해온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흔들린 것이 올 흥행 전선의 가장 큰 특징. 518만 관객을 동원하며 상반기 흥행 1위를 질주한 ‘말아톤’은 ‘스포츠 영화는 안 된다’ ‘장애인이 나오면 흥행이 어렵다’는 두 가지 속설을 한꺼번에, 그것도 보기 좋게 뒤집었다.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와 ‘공공의 적 2’은 각각 564만 명과 399만 명을 끌어 모으며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속설을 무색케 했다. 800만 관객이 본 ‘웰컴 투 동막골’과 320만 명을 웃긴 ‘마파도’의 성공도 대이변. 이렇다 할 특급 스타가 출연하지 않고도 여느 주연 못지않은 조연의 힘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정통 멜로로 우직하게 승부한 ‘너는 내 운명’이 307만 관객을 끌어 모은 것도 이변이다.

흥행속설 깨지고, 가슴 따뜻한 영화가 관객을 사로잡고, 안전 심리가 큰 변수로

반면 송강호 유지태 등 ‘흥행 보증수표’ 배우가 나온 대작 ‘남극일기’와 박중훈 주연의 ‘천군’이 100만 명과 114만 명 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극장에서 물러나고,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140만 명)과 최민식 주연의 ‘주먹이 운다’(176만 명)가 기대 밖의 결과를 낳은 것도 의외다.

한때 한국영화 4번 타자로 여겨지던 한석규가 오랜만에 나섰으나 ‘미스터주부퀴즈왕’(41만명)으로 범타에 그친 것도 눈에 띈다.

#2. 이변으로 점철된 올해 흥행 전선의 저변에 흐르는 공통점 중 하나는 휴머니티다. 주제와 소재는 판이해도 흥행작 대부분이 인간적인 이야기를 따뜻하게 전달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많다.

최고 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을 비롯하여 ‘말아톤’ ‘마파도’는 장르를 달리하지만 인간성 회복과 인간 승리에 초점을 맞추었고, 엽기 코미디 ‘가문의 위기’는 가족의 화목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보편성을 획득했다.

심재명 MK픽처스 사장은 “코미디라도 인간미가 담긴 작품이 성공했다. 특별한 것보다는 보편적인 정서에 기댄 작품을 관객들이 좋아한 한 해”라고 말했다. 김민지 에이엠시네마 대표도 “영화적으로 재미도 있고 소재가 독특한 영화들이 관객을 많이 동원했다. 이들은 결국 관객들이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가슴에 와 닿는 영화들”이라고 분석했다.

#3. 경기 불황에 따라 안전 구매를 하려는 관객들의 심리도 흥행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가문의 위기’나 ‘공공의 적2’는 전편 만큼만 재미있으면 된다는 기대치가 작용했고, ‘웰컴 투 동막골’은 이미 연극으로 검증된 만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말아톤’은 실화가 주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었고 ‘친절한 금자씨’의 흥행은 박찬욱 감독과 이영애 라는 확실한 브랜드에 힘입은 바가 크다. ‘너는 내 운명’은 눈물을 확실히 뽑아줄 것이라는 관객의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켜줬다 것이 충무로의 분석이다.

곽신애 LJ필름 이사는 “영상미에 승부를 건 ‘형사:듀엘리스트’나 멜로의 새로운 형식미를 보여준 ‘사랑니’ 등 실험성이 두드러진 영화들이 관객의 외면을 받은 것도 안전구매 심리의 결과다”고 평가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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