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소비의 상징인 쇼핑몰은 더 이상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다. 미국 소비 문화를 선도해온 쇼핑몰이 세계화의 바람을 타고 세계 각국으로 퍼지면서 세계인의 소비 습관과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12월5일자)에 따르면 대형 쇼핑몰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중국이다. 올들어 광둥(廣東)성 둥완(東莞)시에 세계 최대 규모(면적기준)의 ‘비히머스 사우스 차이나 몰’이 문을 여는 등 하루에 시설 전부를 돌아볼 수 없는 규모의 쇼핑몰들이 전국 전역에 들어서고 있다.
2010년께 세계 10대 쇼핑몰 중 적어도 7개가 중국에 개장될 전망이다. 1990년 대형 쇼핑몰이 처음 들어온 이후 10여년 만이다. 인도도 1999년에 3곳에서 현재 45곳으로 늘어났다. 2010년에는 30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쇼핑몰은 미국 브랜드나 패스트 푸드의 전도사 역할을 하지만 각 나라에 따라 토착화한 곳도 많다. 중국은 쇼핑몰이 주로 도심에 있어 방문객의 80%가 도보로 와서 차량을 이용하는 미국과 차이를 보인다.
세계 두 번째로 큰 베이징(北京)의 ‘골든 리소시스’에는 한국과 유사한 식당가가 있지만 북적대는 한국 코너와는 달리 바로 옆의 KFC나 파파존스 피자는 한산한 모습이다.
칠레의 ‘갈레리아스’ 쇼핑몰 안에는 성당이 있어 하루 두 번 미사가 올려진다. 아랍권에서는 쇼핑몰은 여성 해방구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국 센터’쇼핑몰은 여성 전용층을 마련, 여성들이 차도르를 벗고 스파를 즐기거나 수다를 떨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은행, 갤러리는 물론 여권 신청까지 이 곳에서 가능하다. 캐나다의 ‘웨스트 에드먼튼’몰에는 2만대의 주차 공간과 미니 골프연습장, 심지어는 4대의 잠수함까지 전시되어 있다.
미국 문화를 이식하는 첨병이라는 비난도 따르지만 각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라는 평가도 나온다. 모건 스탠리는 33억 달러에 이르는 인도 소매산업의 성장을 쇼핑몰이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소비 문화의 다양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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