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사실상 조사에 나섰다. 본연의 책무로 보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국제적 신뢰 손상은 연구원 난자 제공 등에 대해 연구팀이 한동안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데서 비롯했지만 책임있는 국가기관의 판단이 없었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위원회가 윤리문제에 대한 판단을 서둘러야 한다.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연구원 난자 제공 전말을 밝히고, 국제사회가 비교적 관대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MBC ‘PD수첩’이 예고한 후속보도의 내용을 놓고 미리부터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고, 세계줄기세포허브의 장래도 흔들리고 있다.
당장의 큰 걱정거리는 앞으로의 연구에 불가결한 국제 과학계의 협력이 쉽지 않은 듯한 흐름이다. 연구팀 관계자들이 전하듯 국제 과학계는 난자 확보과정에서 연구팀이 피하지 못했던 윤리적 과실을 적극적으로 비난하진 않으면서도 앞으로의 공동연구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황 교수 연구팀이 올해 환자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궁극적 목표인 환자 주문형 세포치료의 조기 실현을 위해서는 국제적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무엇보다 줄기세포의 분화를 정확히 제어할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최종 치료단계에 이를 수 없다.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국제 과학계의 협력을 얻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독자 연구를 서둘러 따라잡으면 된다 싶겠지만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자칫 줄기세포허브가 ‘원재료 공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국제적 신뢰 회복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장난이 아니라 줄기세포 연구의 장래를 담보할 기둥이다. 위원회의 조사가 국제적 신뢰 회복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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