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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월드컵 HD방송-유럽DTV시장을 잡아라] (4·끝) 현지화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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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월드컵 HD방송-유럽DTV시장을 잡아라] (4·끝) 현지화로 승부

입력
2005.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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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사무실 밀집지역인 라데팡스지역에 들어선 삼성전자 프랑스법인 사무실. 프랑스풍으로 꾸며진 아늑한 사무실엔 깔끔한 용모의 백인과 흑인 직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사무실 분위기나 일하는 사람들만 봐서는 이곳이 한국기업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쉽지 않다. 프랑스법인 170여명의 직원중 한국인은 10명에 불과하다. 부사장(부법인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임원이 프랑스 현지인이다.

“철저한 현지화가 TV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릅니다.” 김양규 법인장(상무)이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는 언어와 문화적인 장벽 때문에 외국 브랜드가 정착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곳”이라며 “유럽지역 대부분이 TV 컬러코딩방식으로 팔(PAL)방식을 쓰고 있지만 프랑스만은 색깔표현이 훨씬 까다로운 ‘세카멜’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한 국가를 대상으로 별도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소니도 프랑스시장에선 상당히 고전을 했다. 토종기업이었던 톰슨과 프랑스에 일찌감치 공장을 짓고 제품을 팔아온 유럽토종 필립스의 시장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 필립스는 액정화면(LCD) TV시장의 23~25%를 점유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프랑스의 높은 장벽을 깼다. 프랑스법인은 1988년 설립 당시 현지 회사와의 합작형태로 출발해 94년에야 삼성전자가 100% 지분을 확보했다.

프랑스법인의 송원준 과장은 “초기 합작법인 형태가 이곳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지금도 대부분 업무를 현지인들이 하고 있고 그들의 결정권을 최대한 인정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 프랑스법인이 매년 1,2회 열고 있는 ‘명소마케팅’은 문화의 벽을 넘어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루브르박물관, 베르사유궁전, 로댕박물관, 퐁피두센터 등에 사회 저명인사와 주요 딜러들을 초대해 장소에 맞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한다.

일반 관람시간이 끝난 저녁 늦게 루브르박물관에 300여명의 인사들을 초청, 삼성의 비전을 설명하고 10명씩 조를 나눠 ‘맞춤투어’를 제공하는 식이다.

김 상무는 “참석한 인사들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고 무척 고마워한다”며 “지난해 행사를 열었던 로댕박물관은 올해도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지화의 결과는 프랑스 TV시장에도 디지털바람이 불면서 서서히 큰 결실로 다가오고 있다. 송 과장은 “전체 유통의 30%를 차지하는 프낙, 다티 등 주요 8개 유통체인점의 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판매에서 삼성제품이 1등을 하고 있다”며 “캠코더와 MP3 등 다른 제품의 판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생제르망 거리에 있는 전자제품 유통업체 프낙의 TV숍 매니저 프랑소와는 “삼성의 LCD TV가 월 100~120대 팔리는 데 비해 소니는 50여대가 나가고 있다”며 “삼성은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브랜드의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집을 이사했는데 곧 독일 월드컵도 있고 해서 쓰던 브라운관TV를 바꾸려고 나왔다”는 50대의 미셸씨는 “브랜드도 신뢰가 가고 디자인과 품질이 마음에 든다”며 삼성의 40인치 LCD TV를 구입해 갔다.

파리=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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