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새하얀 다리를 돌려주세요.”
홈쇼핑서 족욕기를 구입해 쓰다가 다리에 화상을 입은 20대 여성의 사연이 인터넷에 화제다. 이 여성은 홈쇼핑에서 산 M사 족욕기 사용 후 다리가 빨간 양말을 신은 것처럼 변했다. 홈쇼핑업체는 “혈액순환이 잘 돼서 나타난 현상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족욕기 사용 후유증으로 ‘열성홍반’(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강한 열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여성은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홈쇼핑업체와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은 29일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족욕기 25개와 전기 발마사지기 7대를 실험한 결과, 제품별 최고 수온이 섭씨 43~60도이었다. 섭씨 50도를 넘는 제품도 8개나 됐다. 소보원은 이런 온도의 물에 20~30분 이상 발을 담그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고, 질환으로 감각이 무딘 사람은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족욕기는 안전인증 대상품목에 들어 있지 않아 수온 등에 대한 기준이 없다.
2002년부터 올 10월까지 소보원에 접수된 족욕기 피해사례는 98건이고 누수가 31.7%로 가장 많다. 화상이나 감전 등 신체적 손상이 19%로 그 다음이다. 2도 화상을 입고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당뇨병 환자 박모(67)씨의 신고 사례도 있다.
소보원 관계자는 “어린이나 노약자, 당뇨환자는 족욕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도 대부분 제품이 경고 표시를 안하고 있다”며 “장시간 사용을 피하고 물 묻은 손으로 조작하지 않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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