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북한도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인터넷 동영상 포털 사이트 ‘판도라TV’(www.pandora.tv)의 김경익 (38) 사장은 지난 15일부터 무료로 북한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독점 제공하는 북한 동영상은 ‘우리는 6ㆍ15 세대’라는 북한 뮤직비디오, 지난달 평양 유경체육관에서 열린 WBCF 슈퍼플라이급 여자 권투 챔피언 류명옥 선수의 방어전 등 북한의 정보기술(IT) 기업 ‘조선륙일오편집사’가 직접 제작한 영상들이다. 현재 북한에서 제공받은 100편의 동영상 가운데 20편을 공개했고, 나머지 동영상들도 차례로 공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독특한 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북한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9년에 시작한 인터넷카드 서비스 레떼닷컴에서 지난해 동영상 포털로 급전환한 것도 남들이 하지 않는 기발한 서비스를 찾기 위한 것이었고, 북한 동영상 공개도 같은 차원에서 이뤄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통일부 승인을 받은 뒤 중국 선양(瀋陽) 등지에서 북한측과 수차례 만났다. 조선륙일오편집사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출신 100여명이 주축이 돼 설립한 기업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 컴퓨터 게임 등을 개발하는 곳이다. 다행히 IT산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 쉽게 의사 소통이 됐다.
그렇지만 북한 동영상을 들어오는 절차는 만만치 않다. 북한에서 제공받는 모든 동영상은 통일부, 법무부, 국가정보원의 3중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 동영상은 MSN 메신저로 전달받는다. 조선륙일오편집사 선양 사무소에서 2~3일 간격으로 메신저를 통해 동영상을 보내주고 있다.
김 사장은 “북한 생활을 찍은 동영상을 보면 우리 생각을 뛰어넘을 정도로 발전한 풍경들이 많아 깜짝 놀라게 된다”며 “관련 내용들은 정부의 요청으로 공개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직은 북한 동영상이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용자들이 늘면 자연스럽게 인터넷 광고가 늘어날 것이라는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라는 점에 더 큰 의의를 두고 싶다”며 “북한 동영상 뿐만 아니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동영상 콘텐트를 계속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과 IT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동영상 서비스는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며 “여기에 맞춰 개인들도 동영상을 공개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채널 플러스’ 등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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