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인재영입 경쟁에 슬슬 불이 붙고 있다. 여야 모두 인지도 높은 참신한 전문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까지 만드는 등 몸이 바싹 달아 있다.
우리당은 김혁규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인재발굴기획단’을 28일 출범시켰다. 기획단은 16개 시도별로 기획단장과 집행위원을 두고 선거구별 ‘인재은행제’를 도입, 저인망식으로 인재를 수혈할 계획이다.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 의원이 최근 영남을 직접 훑는 등 취약지역의 인재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 의원은 29일 영입 기준으로“여당의 정책 기능을 더하고 지방 경쟁력을 높일 미래지향적 CEO형 인물”을 제시했다. 실제로 CEO 출신인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광주시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서울시장)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기획단 회의를 열고 싶어도 심사할 인재가 없으니…”라는 당 관계자의 푸념처럼 낮은 지지도 때문에 막상 오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게 당의 고민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인사들은 우리당이 일방적으로 구애 공세를 보내는 쪽에 가깝다.
최근 영입설이 나오는 사람은 MBC 엄기영 앵커(강원도지사)와 손석희 아나운서(서울시장). 서울시장 카드로 거론되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추미애 전 의원, 진대제 정통부장관 등에 대해선 “십고초려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원순 아름대운재단 상임이사, 강지원 변호사 등을 얘기하는 사람도 많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외부인사영입위원회를 꾸린 뒤 영입대상자 900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이미 확보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900명을 재계와 관계, 학계 등 분야별로 나누어 영입위원들이 집중적으로 접촉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지명도 있는 거물급 인사엔 목말라 있다. 최근 김형오 영입위원장 등이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경북지사)을 만났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경기지사)의 영입설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최근 당헌ㆍ당규 개정에 따라 광역자치단체장에 외부 인사를 ‘옹립’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 대신 기초단체장 출마 러시가 일어난 게 특징이다. 강남구청장 자리에 9명이 출마를 재고 있는 것을 비롯해 송파, 성동, 광진, 강서구 등에도 약 10명의 후보가 몰려드는 등 정치 지망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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