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도 역전 건각들의 발길을 잡지 못했다. 18년만의 우승도전에 나선 경기의 돌풍은 추위에 더 거세졌고 ‘봉달이’ 이봉주는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
돌풍의 경기가 29일 열린 제 51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 둘째날 제2구간(밀양~대구 68.8km)에서 이홍국(부천시청) 이명승(삼성전자) 김영진(수원시청) 등 에이스들이 3개 소구간 1위를 달리는 불꽃 투혼에 힘입어 3시간36분01초로 대구에 첫 입성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대역전경주의 파란을 이어간 경기는 종합기록 7시간20분31초로 2위 경북(7시간25분59초)과의 격차를 5분여까지 벌리며 순항을 계속했다.
전날 4위에 머물렀던 경북은 팀원들의 탄탄한 팀워크로 이날 대구간 2위인 3시간37분13초의 호기록을 작성하며 종합순위에서도 2위로 치고 나왔다. 충북은 백수인(충북체고)이 첫 소구간에서 선두에서 질주했지만 전반적인 팀 부진을 보이면서 대구간 기록은 물론 종합순위에서도 4위까지 밀려 8연패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통의 강호 서울은 신예 서행준(배문고)과 김영춘(한체대)이 소구간 1위를 차지한 데 힘입어 대구간 및 종합기록에서 3위 자리를 지켰다.
전날 고교생에 선두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던 한국마라톤 랭킹1위 이봉주(충남ㆍ삼성전자)는 6소구간(남천~경산 9.3km)에서 경기의 조용(화성시청)과 경북의 오세정(경운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28분09초로 1위로 골인했다. 대회 MVP를 향한 8개 시ㆍ도 선수들의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경기의 이명승, 김영진과 서울의 서행준이 각각 이틀 연속 소구간 1위를 차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대구=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 역전스타/ 연이틀 소구간 우승 배문고 서행준
“황영조 선배님의 자세와 이봉주 선배님의 정신력을 닮고 싶습니다.”
연일 파란을 연출하고 있는 대역전경주에서 고교생인 서행준(18ㆍ배문고3)이 첫날 2소구간(개금~모라 6.6km) 신기록(19분28초) 작성에 이어 둘째날 2소구간(상동~신도리 7.5km)에서도 대선배들을 물리치고 1위로 골인, ‘젊은 피’의 반란을 이끌었다. 압권은 황영조, 이봉주와 함께 한국마라톤 트로이카시대를 열었던 노장 형재영(구미시청)과의 각축전. 엎치락뒤치락하는 레이스 끝에 막판 스퍼트에서 앞선 서행준이 형재영를 7초차로 제치고 22분32초에 골인해 소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부모 몰래 전남체육중에 원서를 낼 만큼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서행준은 올 전국체전 1,500m 고등부 1위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키 165㎝, 체중 47㎏의 전형적인 마라토너 체형을 가진 서행준은 지구력과 스피드는 물론 근성까지 갖추고 있어 황영조와 이봉주의 대를 이을 마라톤 재목으로 꼽힌다.
대구=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