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심사를 거쳐 발급된 신용카드를 허용된 한도 내에서 사용했더라도 이를 갚지 못하면 사기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 없이 신용카드 1,660만원 어치를 사용한 뒤 대금을 갚지 않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기죄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도 경제적 능력 없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받은 2,000만원을 갚지 않은 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
두 사건 재판부는 “신용카드 사용은 카드회원이 카드사에 대금을 성실히 갚을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빚이 많이 쌓여 카드대금을 낼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카드를 사용했다면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남을 속이거나 빼앗으려는 행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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