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민연금특위, 첫날부터 삐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민연금특위, 첫날부터 삐걱

입력
2005.11.29 00:00
0 0

국회가 3년 가까이 장기 표류중인 국민연금법 개정 문제를 매듭짓겠다며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29일 첫 회의부터 내용이 아닌 형식 문제로 얼굴만 붉히다 다음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끝을 맺었다.

특위는 장차 고갈될 수 있는 국민연금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거창한 취지에서 발족했지만,시작부터 삐걱댔다. 대국민 선언문 채택과 운영위 설치가 안건으로 제안됐지만, 한나라당 일부 의원과 비교섭단체인 민주당ㆍ민노당 의원이 안건 자체를 문제삼는 바람에 두시간 가까이 늦게 시작됐다.

가까스로 개의된 후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복잡한 계산으로 회의는 질척거렸다. 당초 양당은 간사협의를 통해 “당리당략을 넘어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선언문을 채택키로 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자 한나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선언문 채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발을 뺐다. “선언문을 채택하면 여당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우리당측에서 “국민에게 다짐을 해야 책임감이 생길 것 아니냐”는 반박이 나왔고, 이석현 위원장은 “공감하는 의원만 일어서서 선언문을 낭독하자”는 웃지 못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앞서 한 우리당 의원은 “한나라당에게 굴레를 씌워놓아야 한다”는 말로 선언문 추진의 속내를 드러냈다.

운영위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당은 논의의 효율화를 위해 비교섭단체가 배제된 운영위 설치를 기정사실화하고 언론에 명단까지 흘렸다.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도 전에 한나라당과의 타협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민노당 현애자 의원이 제동을 걸었고, 우리당에서도 “추후에 논의하자”(양승조 의원)는 얘기가 나왔다.

특히 사전에 명단까지 내놓았던 한나라당도 “운영위는 옥상옥”(박재완 의원)이라며 반대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민주당 김종인 의원은 “30~40년 후 일을 지금 논의해야 하느냐”고 엉뚱한 문제제기를 했다.

특위가 아무 것도 논의하지 못하고 끝난 뒤 이 위원장은 “열심히 하겠다는 선언도 못할 정도의 특위라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