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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상한 수능문제' 궁색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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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상한 수능문제' 궁색한 변명

입력
2005.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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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시험 중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대한 문제와 답에 오류가 있다는 보도가 나간 28일.

수능 출제를 총괄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담당자가‘사회탐구영역 경제지리 3번 문제가 DDA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왜곡됐다’라는 기사내용이 옳지 않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이 관계자는 “출제 가이드라인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라고 물은 후 “출제글자 수에 제한이 있어 관련내용을 다 담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답안의 경우도 ‘그와 같은 측면이 있는 것’을 정답으로 했을 뿐, 정답이 모든 사안을 포괄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런 측면이 있음’은 곧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음’을 뜻한다. 세상만사를 흑과 백으로 나눌 수는 없으나 적어도 국가고시에서의‘정답’이 되려면 그야말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완전성을 추구해야 한다.

출제지면의 제한 탓이라는 변명은 더 심각하게 들린다. 문제는 DDA를 ‘협정’으로 규정하며 체결 시 ‘전면개방’이 이뤄지며 이 경우 ‘초국적 식량 기업과 농산물 수출국에 유리하다’고 적고 있다. 글자 수와는 상관없는 오류다.

DDA는 ‘협정’도 아니고, 전면 개방은 더더욱 아니다. DDA는 협상결과에 따라 명암이 어떻게 엇갈릴지 모른다. 농산물수출국이 유리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며, 오히려 농산물수입국이 총체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수능을 빌어 수험생들에게 DDA의 취지와 원리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부분을 떼어 전부인 양 단정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 지난달 전경련 등이 경제 교과서를 분석한 후 지적한 ‘시각의 편향성’이 수능으로 그대로 이어진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지울 수 없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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