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인디애나존스’로 불리는 짐 로저스(63)는 젊은 시절의 뛰어난 투자 경력보다 두 번에 걸친 세계일주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1970년대 초 20대의 젊은 나이에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10여년 간 미국 증시가 50% 미만 상승하는 동안 무려 3,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일찌감치 ‘월가의 전설’ 중 하나로 등극했다. 하지만 그는 37세 되던 해 갑자기 은퇴를 선언, 1,700만 달러를 손에 쥐고 공식적인 펀드매니저 생활을 청산했다.
이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야인 생활을 하던 그는 1990년 평생의 숙원이던 ‘오토바이 세계일주’를 실행에 옮긴다.
1,000㏄급 BMW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22개월 동안 6대륙 51개국을 돌아다닌 경험을 책으로 옮긴 ‘월가의 전설 세계를 가다’(Investment Viker)로 그는 월가는 물론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이것도 모자라 99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제공한 노란색 4륜구동 차량을 몰고 3년 동안 161개국을 여행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다.
베스트셀러가 된 두 권의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짐 로저스는 세계 곳곳을 돌며 그 나라의 경제ㆍ정치ㆍ사회시스템을 평가하고 여기서 투자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한국에서는 여권 신장과 함께 경구피임약을 생산하는 회사의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 여겨 제약주 3개 종목을 샀다. 99년 1,000선이던 의약품 업종지수가 올해 3,600선까지 올라선 것을 감안할 때 그가 이들 주식을 계속 보유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그의 투자 비법은 ‘위험을 감수하지 말고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는 “성공적인 투자가가 하는 일이란 대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연구 조사를 통해 확신이 들 때까지는 섣불리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두 번 투자에 성공했더라도 바로 다음 종목을 고르기보다는 잠시 쉬었다가 새로운 기회를 찾으라”고 덧붙였다.
최근엔 주식에서 상품(원자재)으로 투자방향을 전환, ‘상품시장에 투자하라’는 책을 써 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렸고, 자신의 이름을 딴 ‘로저스 상품지수’까지 만들 정도로 원유 등 상품(원자재) 투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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