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무슬림형제단이 총선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집트 내무부는 26일 실시된 총선 2단계 투표에서 무슬림형제단이 29석을 보태 지금까지 확정된 308석 중 76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26개 주에서 총 454석(10석은 대통령이 지명)을 3단계로 나누어 뽑는 이번 총선에서 무슬림형제단은 100석까지도 바라볼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 총선의 15석에 비하면 대약진을 하게 되는 셈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국민민주당(NDP)은 17개 주의 선거가 마무리된 26일까지 197석을 얻었지만 무슬림형제단의 약진에 긴장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현재 확보한 의석만으로 2011년 대선에 후보를 낼 수 있어 무바라크 대통령의 6선 연임에 제동을 걸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928년 하산 알 반나가 창설한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 국가창설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54년 자말 압둘 나세르 전 대통령 암살을 계획한 이후 불법단체로 정부의 탄압을 받아왔다.
70년대 폭력투쟁을 포기한 이후 정치단체로 변모했지만 무바라크 정부는 종교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헌법에 근거해 무슬림형제단을 법외단체로 묶어놓고 제한적인 정치활동만 허가했다. 무슬람형제단은 이번 선거에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참가했다.
AFP 통신은 이집트 정부의 친미ㆍ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발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 등 집권당의 정책 실패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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