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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한달 맞은 이건무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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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한달 맞은 이건무 관장

입력
200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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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무(李健茂ㆍ58)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틈만 나면 창가에 서는 습관이 생겼다. 박물관 출입구를 내려다보면서 오늘은 어떤 사람들이 찾아왔는지, 그들의 표정은 만족스러워 보이는지 등을 살피는 것이다.

개관 3일 동안 10만여명이 방문한 서울 용산의 새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한 달이 지난 지금에도 주말이면 3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든다.

직장인, 학생들에서부터 유모차를 앞 세운 젊은 엄마들, 놀이 삼아 오는 초등학교 꼬마들, 관광버스를 전세 내 오는 시골 아낙들에 이르기까지. 아직은 문화적 여건이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일찍이 볼 수 없던 이런 현상을 일부에서는 ‘박물관 신드롬’으로 부를 정도다.

_ 관람객이 여전히 많습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습니다. 감격스럽고 고마울 따름이지요. 쾌적하게 보려면 하루 1만명이 적당한데 실제론 2만명 넘게 입장시킬 때도 많습니다. 멀리서 어렵게 오신 분들을 야멸차게 되돌려보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상황을 보아가며 최대한 융통성을 찾고 있습니다.”

_ 이런 호응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주 5일제의 영향이 크겠지요. 또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도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부모들도 기왕이면 아이에게 좀 더 교육적인 곳을 보여주겠다는 인식도 확산돼있는 것 같습니다.”

_ 관람객의 반응이나 매너는 어떻습니까.

“사진으로나 보던 귀한 유물이 한 자리에 있으니 다들 좋아합니다. 특히 경천사 10층 석탑, 금관, 반가사유상 등의 정교함과 예술성 등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관람 질서도 이만하면 좋은 편입니다. 자원 봉사자의 안내에도 다들 잘 따릅니다.”

_ 어린이박물관의 인기가 높다면서요.

“중앙박물관에 어린이박물관을 별도로 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얼마 전 내한한 프랑스의 문명 비평가 기 소르망도 묻길래 ‘어렸을 때부터 박물관을 들락거려야 어른이 돼서도 찾는다.

그러자면 아이들을 위한 특별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했더니 바로 수긍하더군요. 어린이박물관이 인기 있는 것은 체험식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투구도 써보고 원시인처럼 불도 피워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더 개발해야지요.”

_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이나 보완해야 할 사항은 없습니까.

“아직은 별 문제가 없지만 역시 안전이 가장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보기 싫지만 박물관 내부 3층 난간에 그물망을 설치키로 했습니다. 자칫 떨어뜨리는 카메라나 핸드폰이 1층 관람객에게는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강설에 대비해 입구바닥을 미끄럽지 않도록 하는 등 세심한 곳까지 살피고 있습니다.

식당 등 편의시설도 늘이고, 내년 봄 꽃 필 때쯤에는 아름다운 정원을 더 편하게 즐기도록 야외의자도 늘리려고 합니다. 참, 조명이 다소 어둡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던데 유물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일입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_ 추후 전시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게 준비돼 있습니까.

“한달 밖에 안된데다 반응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아직은 특별전이나 전시 교체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시에 변화를 주기 위해 상의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아리랑TV, 한국관광공사 등과 협의해 해외 홍보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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