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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에 사공이 많다'는 지적 경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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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에 사공이 많다'는 지적 경청해야

입력
200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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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원로와 학계ㆍ연구기관 전문가들의 모임임 한국선진화포럼이 지난 주말 월례토론회에서 “한국경제가 도약과 침체의 중대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하며 ‘10대 긴급제안’을 발표했다.

재정건전성 회복,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투자 촉진, 양극화 완화 및 생산적 복지 확충, 규제일몰제 도입, 기업 기(氣) 살리기, 여ㆍ야ㆍ정 정책협의회 운영 등 모두가 귀담아들을 지적이지만, 핵심은 경제부총리 중심의 정책운용 시스템 일원화를 강조한 대목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의 우려는 한마디로 “사공이 너무 많아 경제부총리가 정책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회복조짐을 보이는 우리 경제를 견실한 상승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정치적 외풍이나 이익집단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부처를 지휘해 정책목표에 집중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내년엔 지방선거와 함께 대선 전초전이 가열될 예정이어서 경제정책이 왜곡되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재경부 차관보는 “과거 재정경제원 업무가 5개 부처로 분산된 데다 각 부처의 목소리가 크고 그 배후엔 NGO단체까지 있어 일관되고 강력한 정책집행이 어렵다”며 경제부총리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된 책임은 유약한 리더십과 색채없는 스타일로 일관해온 한덕수 부총리가 우선 져야겠지만, 청와대와 정치권이 옥상옥으로 군림하며 개입과 훈수를 서슴지 않고 각 부처 역시 조직이기주의에 탐닉해온 탓도 크다.

지금 시중에는 “경제부총리의 입지가 국책은행장 인사내용도 모를 정도로 약해졌다”거나,“경제부처 장관들이 저마다 청와대나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어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이래서야 정책의 방향이 제대로 잡힐 리 없고 추진력도 생길 수 없다. 경제도 결국 사람과 분위기에 의해 좌우된다. 정권 담당자들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두루 통찰한 원로와 전문가들의 고언을 진심으로 음미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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