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시장이 장기간 침체하면서 분양가를 내려 분양하는 상가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일부 상가 분양업자의 경우 공개 분양에 앞서 분양가를 대폭 할인한 가격으로 은밀히 사전 입점자를 모집하는 편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순 입점을 앞두고 있는 경기도의 A상가는 현재 최초 분양가보다 평당 100만~500만원씩 내린 가격에 분양중이다.
상가 분양 관계자는 “1층에 있는 23평 점포의 경우 평당 1,700만원에 분양됐지만 지금은 평당 1,200만원으로 분양가를 내렸다”며 “입점한 이후 공실이 생기면 장기적으로 상가 이미지에 큰 상처를 받게 돼 파격적으로 분양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내년 2월초 입점 예정인 경기도 B상가도 분양이 지지부진하자 가격을 대폭 낮춰 재분양하고 있다. 이 상가는 당초 계획에는 20평 규모의 1층 상가 평당 분양가를 2,000만~2,300만원 선으로 잡았으나 지금은 건물 뒤쪽 점포는 1,300만~1,500만원, 건물 앞면에 위치한 점포는 1,700만~1,800만원까지 인하했다.
경기도 C상가의 경우 주변상가 분양이 저조하자 공개한 예정 분양가보다 평당 수십 만원씩 낮춰 사전에 비공개로 예비 입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런 경우 목 좋은 상가를 시가보다 싸게 잡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상가 분양업자들이 이처럼 분양가를 대폭 낮추는 것은 장기 미분양에 따른 이자부담에서 벗어나고 기분양자들과 약속한 오픈 일자를 맞추기 위한 고육책의 일환이다.
상가를 분양할 경우 보통 그랜드 오픈 일자를 대부분 지정하는 데, 이 날짜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분양가를 낮춰서 잔여 물량을 처분하려는 것이다.
박대원 상가뉴스레이다 연구원은 “분양가가 싸지면 투자액 대비 임대수익율이 높아져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알찬 상가를 고르고 상권이 제대로 형성될 경우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그러나 싸게 나온 상가라고 무조건 잡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상권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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