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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기업 R&D로 일군다] (7) SK Te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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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일류기업 R&D로 일군다] (7) SK Te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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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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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입구에 위치한 SK텔레콤 사옥 2층에는 다른 이동통신사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바로 네이트 비즈센터다.

4월에 문을 연 이곳에는 40평 공간에 약 160대의 휴대폰들이 가지런히 비치돼 있다. 언뜻보면 휴대폰 판매점 같다. 실상은 SK텔레콤에 콘텐트를 공급하는 1,000여 업체(CP)들이 개발한 콘텐트를 서비스하기에 앞서 무료로 시험해보는 곳이다.

워낙 시중에 나와 있는 휴대폰이 많다 보니 기기에 따라서 개발한 콘텐트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CP들이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곳에서 시험을 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CP들은 네이트 비즈센터를 통해 연간 5억원의 시험용 휴대폰 구입비 및 통화료를 절감할 수 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네이트 비즈센터 개설 때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곧 SK텔레콤의 기술력으로 돌아온다”며 “앞으로도 협력업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상생’을 중시하는 SK텔레콤의 연구개발(R&D) 방향을 단적으로 제시하는 말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은 외부 연구기관 및 중소기업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앞선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상생 연구에 힘쓰고 있다. 이를 집약한 것이 CRP(Collaborative R&D Program)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CRP는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 기업을 발굴해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상용화 이후에는 수익을 함께 나누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벤처 인큐베이터 형태인 CRP는 필요한 경우 자금 지원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내부의 연구 자료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 제휴 관계를 뛰어넘는다. 지적재산권팀이 관리하는 내부 연구자료는 올해까지 총 1,282건의 특허를 획득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

CRP에서 중점 추진하는 분야는 융ㆍ복합 미래기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기술, 개인화서비스 기술,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 등 크게 4가지다.

융ㆍ복합 미래기술은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를 결합한 화상 이동전화, 휴대폰과 스마트카드를 결합한 폰뱅킹 및 전자결제 서비스, 휴대폰으로 각종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분야는 전자태그(RFID), 차세대 무선인터넷(IPv6) 등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중점 발굴, 육성하고 있으며 개인화 서비스분야는 전자보안과 개인 일정관리 등 휴대폰을 이용한 개인 생활 편의 증진 기술을, 휴먼인터페이스 분야는 음성확인, 멀티미디어 음향 연구 등 이용자들이 휴대폰을 통해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만한 각종 장치와 기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CRP를 총괄하는 곳은 전략기술부문이다. 기술전략실, 경기 분당에 위치한 네트워크 연구원, 플랫트폼 연구원, 터미널연구원, 정보기술 연구원, MGM 추진본부 등을 거느리고 있는 전략기술부문은 사실상 SK텔레콤의 두뇌인 셈이다.

전략기술부문은 약 500명의 내부 연구원과 CRP로 발굴한 외부 기업 및 후원 학교 등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CRP를 통해 23개의 연구과제를 후원하고 있다.

CRP의 일환으로 가장 빛을 본 사례는 2002년 처음 도입된 컬러링 서비스다. CRP 도입 이전이지만 SK텔레콤은 컬러링을 개발하던 위트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전격 수용해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개발 당시에는 음악으로 벨소리를 대신한다는 아이디어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으나 SK텔레콤이 2억3,000만원을 지원해 상용화한 뒤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금은 다른 이통사는 물론이고 유선 전화에도 도입될 만큼 컬러링은 이제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다. 심지어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수출돼 각광을 받았다.

이밖에 다날과 협력해 휴대폰으로 소액 결제할 수 있는 휴대폰 결제 서비스, 벨웨이브 및 넥스모어 시스템즈와 함께 내놓은 어린이 보호용 휴대폰 위치추적 서비스 ‘i-Kids’ 등이 대표적인 상생 R&D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특히 i-Kids는 네델란드에 수출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과거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CRP는 이제 SK텔레콤의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를 토대로 전략기술부문이 요즘 주력하는 것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다.

HSDPA는 기존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보다 7배 빠른 14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 차세대 이동통신기술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부 연구원 및 CRP를 통한 외부 연구진들과 함께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전자태그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LBS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전략기술부문 이명성 전무

“통신장비부터 망 관련 기술, 서비스까지 모두 개발합니다. 한국이 세계에서 이동통신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인 만큼 우리가 만드는 기술이 곧 세계를 선도하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의 연구조직인 전략기술부문을 이끌고 있는 이명성(50) 전무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세계적인 통신연구소인 미국 AT&A의 벨 연구소와 KT에서 연구원을 지낸 공학도다.

그가 SK텔레콤에 합류한 것은 1999년에 중앙연구소장을 맡으면서부터. 그때부터 6년 동안 연구개발조직을 이끌면서 SK텔레콤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이 전무는 “연구개발 역량은 좋은 연구진 확보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조선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듯이 이통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해외 인력보다 국내의 우수한 연구 인력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전무는 국내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해 CR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일부 대학들에 이통 관련 기술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장비, 기술, 서비스까지 개발하다보니 연구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모두 채용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외부 연구진의 수혈을 받는 CRP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신 여기 맞춰 R&D 비용을 늘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2~3%를 R&D 비용으로 투자했지만 내년에는 이를 더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음악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음악서비스가 휴대폰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순히 듣는 차원을 떠나 내년에는 이용자들이 휴대폰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 관련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적재산권팀을 통해 특허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일은 휴대폰 벨소리 서비스인 컬러링의 국제특허출원을 하지 못한 점이다. 그는 “컬러링 때문에 특허관련 법무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내년에 선보일 고속하향패킷접속 서비스에 대비한 그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관련 서비스 내용과 기술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는 SK텔레콤에서 깜짝놀랄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해 모바일 전자상거래,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등을 집중 연구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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