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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혹 확대되는 대형 법조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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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혹 확대되는 대형 법조비리

입력
200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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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구속된 거물 법조브로커 파문이 심상치 않다. 이 브로커가 국회의원과 장ㆍ차관 등 정관계 인사는 물론 전직 검찰총장 등 검찰간부, 군장성, 경찰청 간부 등 수백명의 이름을 수첩에 적어놓고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정계와 법조계 등에 워낙 마당발로 소문난 인물이어서 초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브로커의 행적과 혐의만 봐도 예사롭지 않다. 그는 평소 각별한 사이인 경찰 간부에게 기업비리를 제보해 수사하게 한 뒤 해당 기업에 수사 축소 명목으로 거액을 뜯었다.

여러 명의 군 장성이 구속된 이 사건에 ‘청부 수사’라는 수법이 동원된 것 자체가 석연치 않다. 지난 3년간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수표 83억원을 포함해 200억원 정도를 후원자들에게 전달할 돈세탁 창구로 이용했다는 의혹은 사건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더욱 이상한 것은 검찰 조사에서 “내가 진술하면 다칠 사람이 많다” “이제까지 챙겨줬는데 이 사람들 지금 무얼 하고 있냐”고 호통을 쳤다는 대목이다. 고위층도 검찰에 들어가면 위축되기 마련인데 이 브로커는 도대체 누굴 믿고 기고만장인지 궁금하다. 웬만큼 든든한 배경이 있지 않고서야 이렇듯 당당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브로커는 수사 시작 전에 사무실을 폐쇄하고 문제의 수첩 일부를 뜯어내는 등 이미 수사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 수사기밀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수첩에 기재된 인사 가운데는 검찰과 법원 등 전ㆍ현직 법조인이 상당수라고 한다. 의혹의 대상이자 수사의 주체가 된 검찰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한 자세가 요구된다.

변화와 혁신을 취임 일성으로 내건 정상명 검찰총장 체제의 개혁의지를 가름하는 시금석으로 보려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의혹만 무성한 채 실체는 없는 의문투성이의 사건이 되지 않도록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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