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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근태 강연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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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김근태 강연대결

입력
200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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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26일 ‘강연 빅매치’를 벌였다. 우리당 서울시당 여성위(위원장 서영교)가 26일 국회에서 주최한 특별강연회에서다.

이날 강연회는 내년 2월 전당대회 예고편을 보는 착각마저 들만큼 열기가 대단했다. “김근태!” “정동영!”을 연호하는 청중 300여명의 함성과 대권은 물론 내년 당권경쟁에 나선 두 장관의 팽팽한 기 싸움으로 의원회관 대회의실이 절절 끓는 듯 했다.

강연 주제는 ‘참여정부의 통일정책과 복지정책’이었지만, 두 장관은 정치적 소신 발언들을 과감하게 쏟아냈다. 판이한 캐릭터만큼 국정운영 방향과 당의 좌표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도 많이 달랐다.

정 장관은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2020년 남북 경제공동체 건설’에, 김 장관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선순환적 분배 정책’에 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먼저 강연에 나선 정 장관은 “세계자유무역 체제에서 살아 남으려면 7,000만 경제권을 묶어 북방경제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 장관은 “신자유주의적 경쟁에서 발생하는 소득, 생활, 문화의 격차를 사회정책으로 극복하고,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자”고 호소했다.

당의 지향점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서민ㆍ중산층 정당이라는 정체성 회복”을 내건 반면, 정 장관은 “지속적 정치개혁 추진”을 내놓았다.

김 장관은 “요즘 우리당 간부, 당원들을 보면 가난한 이웃을 돕는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 그러는 지 간혹 의문이 든다”고 꼬집으며 창당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누가 돈과 선거를 끊었는가, 우리당 없이는 정치가 혁명적으로 바뀔 수 없다”면서 정치개혁 성과를 역설했다.

한편 정 장관은 “공무원을 계속하기 보다는 빨리 정치를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느낌이 들었다”며 정치 복귀 의지를 거듭 밝혔다.

김 장관은 자신이 이끄는 재야파가 문희상 의장 체제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서는 바람에 노무현 대통령 등과 껄끄러워졌다는 시선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 정동영 장관과 함께 손 잡고 가겠다”는 말도 해 눈길을 끌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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