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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교수 기자회견/ 줄기세포허브에 차질 빚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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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교수 기자회견/ 줄기세포허브에 차질 빚을까

입력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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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줄기세포 함대’를 이끌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줄기세포허브 소장 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히면서 비교적 무난히 진행돼 온 국제 공조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서울대 수의대 기관윤리심사위원회(IRB)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여성연구원들의 난자 제공은 서양과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도 간담회에서 “제공자가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 ‘네이처’에 사실과 달리 답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결혼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사람들의 정서와 동양적 가치관을 이해해야 비로소 수긍할 수 있는 해명이다.

그러나 미국의 ‘타임’지 기자가 이날 회견장에서“네이처에 이미 이름이 다 공개된 연구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한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한 질문에서 볼 수 있듯 해외 연구진의 이해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의 발표를 듣고 향방을 결정하겠다’던 미국의 연구 기관들이 ‘문화적 차이’라는 변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연구원 난자 기증에 대한 입장을 1년 반 사이 180도 뒤집은 것은 헬싱키 선언 등 생명윤리기준 차원을 넘어 ‘과학자 황우석’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낸 것이기 때문이다.

발표가 있기 전부터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퍼시픽 불임센터, 어린이 신경생물학치료재단 등이 줄기세포 허브 참가를 유보하겠다고 밝힌 것도 미국 연구진의 조심스러움을 보여준다.

황 교수의 논문을 실었던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조차 “아직까지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황 교수의 발표가 있은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판단을 유보해둔 상태다. 논문 취소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술적 차원의 모종의 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황 교수 연구팀이 유수의 국제 연구진과 유대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독보적 연구 성과다. 또 그 동안 학계에서 쌓아온 황 교수의 명성과 특유의 열정적 캐릭터도 연구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향숙 과학기술부 인간유전체기능 연구사업단장은 “외국이 1,000개의 난자를 써서 1개의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우리나라는 20개 중 하나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쉽게 전수되지 않는 기술”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해외 연구팀의 필요에 의해 국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줄기세포허브는 황 교수의 사퇴의사 발표 직후 “황 교수는 소장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앞으로 진행될 국제적 연구협력분야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황 교수가 속히 본연의 업무에 복귀하기를(소장 직에서 사퇴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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