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범죄 조직들이 한국에 광범위하게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야쿠자와 러시아 마피아, 중국 삼합회 등 주변국 범죄 조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국내 활동거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야쿠자 조직은 지난해 국내 한 호텔을 인수했으며, 러시아 마피아는 부산에 수산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중국 삼합회는 마약 밀매와 밀입국 알선 등에 뛰어들었다.
야쿠자와 마피아 등 국제 범죄 조직이 국내 폭력조직과 연계해 진출을 꾀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은 범죄 대상이 넓어지고 연계도 깊어지는 등 훨씬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러시아와 홍콩 등지에서 국내 항만을 통해 반입한 불법총기류가 공공연히 밀거래 될 정도다. 최근에는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해 총기를 들여오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한다. 재작년에는 부산 도심의 한 아파트에서 러시아인 2명이 같이 러시아인이 쏜 권총에 맞아 1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국내 범죄환경은 해외 범죄 조직들이 활동하기 좋게끔 변했다. 국내 조폭은 과거의 ‘갈취형’보다는 ‘영리형’이나 ‘이권개입형’이 주류를 이루는 등 미국과 일본의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 조직도 5~6명 단위의 점조직 형태로 움직여 실체를 확인하기가 까다롭다. 출입국자수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고, 외국인 불법체류자만도 수십 만 명에 달한다.
해외 조폭과 국내 조폭의 연계 여건이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당국은 이런 달라진 범죄환경에 맞춰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단속에 나서야 한다. 출입국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검색을 실시해 범죄를 미연에 막아야 한다. 관련국과의 국제적인 공조체제 강화와 관련법 개정도 시급한 과제다. 풍부한 부동자금과 온갖 이권이 난무하는 한국이 국제 범죄조직의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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