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2월에 박용오 12대 총재가 들어오기 전까지 KBO 수장은 줄줄이 낙하산 인사였다. 초대 서종철 총재부터 11대 정대철 총재까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 야구의 전 국민적인 인기에 힘입어 언론 노출의 기회가 많을 뿐만 아니라, 1억원이 넘는 연봉과 판공비에 개인 비서와 운전수 급여까지 KBO가 지급할 정도로 실익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KBO 자리는 그들에게 더 높은 곳에 가기 위해 잠시 머무는 ‘휴게소’에 불과했다. 90년대에 수장에 오른 인사들은 3년 임기를 다 안 채우고 짐을 쌌다. “내가 원해서 왔다”며 낙하산 비판을 일축했던 6대 오명(과학기술부장관) 총재는 26일이라는 최단명 기록을 세웠고, 7대 권영해씨와 9대 정대철씨는 각각 9개월과 4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다.
박 총재의 후임으로 야구와 전혀 상관 없던 정치인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야구인들 사이에서 “KBO 총재직이 또 다시 정권의 자리 챙겨주기에 희생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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