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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종달새 전화도서관 올해로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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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종달새 전화도서관 올해로 7년

입력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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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시각장애인 이광형(39)씨는 매일 신문을 ‘읽는다’. 25일 오전 11시, 새벽일을 마치고 잠들었다 깬 이씨는 냉수 한 잔을 들이키고 전화 수화기를 든다. “오늘자는 9번 입니다. 듣고 싶은 면수를 누르세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암흑 속에 사는 그를 세상 속으로 이끈다. 안내에 따라 ‘9’, 그리고 ‘0’과 ‘3’을 꾹꾹 누르니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을 담은 기사(본보 25일자 3면)가 흘러 나온다. “황 교수가 모든 보직을 사퇴하고 연구에만 전념하겠다니,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씨가 세상을 읽는 법은 이렇다.

1999년 4월 세계 최초의 무형(無形) 도서관으로 시작된 종달새 전화도서관(서울 중구 회현동)이 어느덧 7년이 가까워지면서 시각장애인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처음엔 몇몇 시각장애인 단체의 동정을 전하는 ‘음성 소식지’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7종의 정기 간행물과 800여권의 책 등으로 제법 규모도 갖췄다. 현재 5명의 성우가 매일 아침 일찍 그날의 한국일보와 잡지, 각종 서적의 녹음에 참여하고 있는데 누적 녹음 분량은 약 1만 시간에 이른다. 하루 평균 이용자는 약 6,000명 정도, 이 중 신문 독자는 500명에 이른다. 시각장애인이 대부분이지만 글읽기가 불편한 노인들도 이용한다.

똑같이 음성(音聲)화한 뉴스라도 방송과 신문은 분량이나 분석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씨는 “스포츠가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많지만 친구나 동료들과 대화가 통하려면 사회나 정치 분야도 빼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낭독 속도는 빠른 편. 성우 김민희(47)씨는 “시각장애인은 일반 사람보다 듣는 것에 꽤 익숙해 있어 천천히 읽으면 오히려 ‘속이 터진다’고 항의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서관 측의 고민은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 연간 2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다. 녹음 장비가 낡고 늘어나는 인터넷 서비스 요구를 감당하기엔 벌써 벅찬 지경이다. 도서관 ARS(서울 774-5500ㆍ전국 060-704-5500)는 시내전화 요금만 받기 때문에 수익이 없어 시각장애인선교회에 기대고 있다. 시각장애인 신인식(50) 관장은 “2000년에 서울 중구청으로부터 특수도서관 인가를 받긴 했지만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비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호소했다.

후원전화는 시각장애인선교회 060-708-0191(1통화 2,000원)이나 (02)774-0023.

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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