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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잡은 여경 '비결' 알고보니 브로커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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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잡은 여경 '비결' 알고보니 브로커 제보

입력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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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경찰청 특수수사과 강순덕 경위가 대형 건설사에서 뇌물을 받은 전ㆍ현직 군장성 5명을 적발한 사건은 중간에 수사무마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강 경위 주변 인물의 제보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강 경위와 평소 가깝게 지냈던 이 제보자는 국회의원, 특전사령관, 검사장급 검찰간부, 부장판사 등 유력인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수사청탁 등을 미끼로 금품을 챙긴 거물 브로커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경수 부장검사)는 24일 자신들의 제보로 시작된 경찰의 공사수주 비리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주겠다며 건설사에서 9억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로 브로커 윤모씨와 건설업체 K사 회장 이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H건설 하청업자인 이씨와 공모해 2003년 5월 특수수사과 5팀에 H건설이 국방부에서 수주한 인천국제공항 공사 비리를 제보했다.

당시 특수수사과 5팀에서 근무하던 강 경위는 윤씨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이었고 팀장인 하모 경감은 윤씨의 고향후배였다. 이씨는 경찰 수사가 파장을 일으키자 H건설 사장 등 임원들을 만나 “수사팀을 잘 알고 있으니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주겠다”며 10억원을 요구했다.

검찰은 당시 특수수사과 경찰관들이 윤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6건의 다른 사건으로 지명수배 상태였던 이씨를 조사한 뒤 왜 풀어줬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지명수배자에게 허위 운전면허증을 만들어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6월 구속 기소된 강 경위는 경찰청 사무실이 아닌 윤씨 개인 사무실에서 제보자 이씨를 조사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였다. 군 장성들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진 제보의 내용도 상당부분 부풀려졌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윤씨가 강원랜드에서 수년간 사용한 수백억원대 자금 중 수표로 환전된 83억원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또 윤씨 수첩 등에 각계 고위 인사들의 명단이 기재된 점에 주목,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운영하는 소규모 호텔이 매년 적자를 보인 점 등에 비춰 윤씨가 다른 사건에도 개입해 ‘해결사’를 자처하며 돈을 모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씨는 검찰의 출석요구를 거부하고 제주도로 골프를 치러 갔다가 20일 김포공항에서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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