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최근 세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등의 불인 내년 2월 전당대회를 겨냥하고 있지만 멀리 2007년 대선까지 염두에 둔 조직 만들기로 읽힌다. 차이라면 정 장관은 외부 시선을 의식해 드러나지 않게 움직이는 반면 김 장관은 지지조직을 전면 재편하는 등 공세적으로 느껴질 만큼 적극적이다.
정 장관은 얼마 전 우리당 배기선 사무총장을 만나는 등 두 대권주자 사이의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들과의 비공개 접촉을 크게 늘리고 있다. 과거와 달리 송영길ㆍ우상호 의원 등 ‘정동영계’로 불리는 386 출신도 늘고 있다. 그는 특히 경희대 부총장 출신인 박명광 의원을 자신의 씽크탱크인‘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으로 영입했다. 개혁신당 대표를 지내 386 의원들에겐 ‘작은 아버지’로 통할 만큼 신망이 두터운 박 의원을 삼고초려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정 장관은 김 장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야인사와의 인맥 만들기에도 열심이다. 지난 9월에 이어 최근 비판적 지식인그룹에 영향력이 큰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를 만났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에게서는 수시로 남북문제 자문을 받고 있다. 내달 초에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인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와도 만난다.
정 장관이 개혁세력 껴안기에 적극적이라면 김 장관은 취약한 대중성 제고가 최근 행보의 지향점이다. 김 장관은 특히 젊은층과의 공개 만남을 확대하는 등 단점으로 지적돼온 ‘운동권 순혈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6일에 있을 ‘국민정치연대’(국정연) 출범이 단적인 예다. 국정연은 운동권이 주축이었던 과거와 달리 350명에 달하는 20~30대 기간당원 및 일반인이 중심이 됐고 공동대표로 45세의 정봉주 의원을 내세웠다. 국정연은 특히 성장동력 개발, 양극화 해소, 남북화해와 평화노선 등 김 장관의 핵심키워드를 출범선언문에 담는 등 정파색채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의 측근인 우원식ㆍ유승희 의원 등 475세대와 이인영ㆍ임종석 의원 등 386출신들이 맡고 있는 지역별 활동가그룹 조직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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