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의 현역생활을 마감한 두 원로 금융인이 함께 은퇴여행을 떠난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동혁 전 은행연합회장(14일 퇴임)과 배찬병 전 생명보험협회장(23일 퇴임)은 27일부터 2주 일정으로 중국 여행에 나선다. 은행원 출신으로 같은 시기에 금융단체장을 맡았고, 물러난 시기까지 비슷한 두 사람은 은퇴설계를 겸해 부부동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사실 두 사람은 악연도 많다. 배 전 회장은 마지막 상업은행장, 신 전 회장은 마지막 한일은행장(직무대행)을 지냈다. 환란이후 두 행장은 ‘자의반 타의반’ 합병을 선택해야 했고, 은행간판이 내려지는 비운을 겪었다.
이후 합병은행(한빛은행, 현 우리은행) 행장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지만, 두 사람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당시 금융권에선 “두 행장이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후 한미은행장을 거쳐 은행연합회장이 된 신 전 회장과 생보협회에서 연임한 배 전 회장은 각각 협회 대표로 다시 만났지만, 방카슈랑스 확대시행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업무적으로 부딪히는 와중에도 두 회장은 한 달에 1번은 골프를 같이 할 만큼 친분을 유지했다”며 “덕분에 각종 현안이 매끄럽게 조율된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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