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열흘 가까이 강릉에 있는 형님과 통화를 하지 못했다. 나는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어물어물 하다보면 밤 열시가 넘는 사람이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는 형님은 그 시간이면 어김없이 꿈나라다.
그래서 어제는 일부러 낮에 전화를 했다. 스무 살이 넘은 조카가 전화를 받았다. “아빠는?” 하고 물으니 “바다 나가셨어요” 대답한다. “바다에?” 겨울이 다가오는 이 철에 바다라니 다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아빠 어부로 전직하셨잖아요. 매일 꽁치하고 고등어를 잡아오세요.” “어떻게?” “모르셨어요? 낚시로요.”
조카 말로는 형님이 요즘 매일 오후 바다에 나가 많이 건져올리는 날엔 꽁치와 고등어 30수 정도 잡아와서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드리고 이웃에게도 나누어준다고 했다. “작은 아빠도 매일 책상에만 앉아 계시지 말고 작은 엄마하고 내려오셔서 꽁치회도 드시고 고등어회도 드시고 올라가세요”한다.
정말 꽁치 고등어 회를 먹어본 지가 언제인가. 하루 30수씩이라는 말에 정말 대단하다고 하자 조카는 “우리와 이웃의 일용할 양식을 구해오는 수준이죠 뭐”라며 깔깔거렸다. 요즘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삶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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