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원하는 모델을 시장에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이를 만족시킬 차를 만들어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답은 고객에게 있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최고경영자(CEO)’로 빌 게이츠 MS 회장, 잭 웰치 전 GE 회장에 이어 3위에 오른 카를로스 곤 르노ㆍ닛산자동차 회장이 1박2일의 방한 일정 동안 되풀이해서 강조한 말이다.
곤 회장은 2000년 파산 위기에 놓였던 닛산 사장으로 취임, 1년 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면서 전세계로부터 주목을 받은 스타 CEO다. 그는 5월부터 닛산 뿐 아니라 전략적 제휴 관계인 르노자동차의 회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곤 회장은 23일 오전 10시 전용기 편으로 김해공항에 내린 뒤 곧바로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으로 향했다. 그는 “보고서나 수치가 아니라 직접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왔다”며 생산라인을 꼼꼼히 살핀 뒤 공장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3시 전용기로 김포공항에 내린 곤 회장은 르노삼성차 기흥연구소를 찾아 200여명의 간부들과 르노삼성차의 미래에 관해 토론했다. 자신을 ‘CEO’가 아니라 ‘코치’라고 부르는 곤 회장은 이 자리에서 리더십과 코칭 노하우를 강조했다.
24일에도 빡빡한 일정은 계속됐다. 아침 일찍 르노삼성차의 강남대로 영업소를 방문한 뒤 오전11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내ㆍ외신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SM3를 닛산 브랜드로 러시아, 중동, 남미 등에 수출할 것”이라며 “첫 해 수출은 3만대 규모지만 앞으로 기회가 더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가 내수 기업에서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르노삼성차는 그 동안 닛산자동차를 기본 차체로 제품을 만들어 왔다.
닛산 회장이기도 한 그는 또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 전시장을 둘러본 뒤 오후 6시 서초동 한미모터스에서 기자단 모임에 참석했다. 오후 8시 일본으로 출국할 때까지 쉴 새 없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경영난에 직면한 GM의 CEO로 영입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분은 좋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은 얘기”라며 부인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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