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축첩(蓄妾) 악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공산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첩 두기’가 경제 부흥과 함께 부활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과거 첩이 신분이나 부의 상징이었듯, 요즘 중국의 당 간부나 관료, 사업가 사이에서도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첩을 서너 명 이상 두는 경우도 흔해졌다. 청두(成都), 상하이 등 신흥 도시에는 정부(情婦)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생겨나고, 바깥으로 나도는 남편의 ‘이중 생활’을 캐내는 사설 탐정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축첩이 유행을 타면서 이혼이 늘고 재산 다툼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해만 160만 쌍이 헤어졌는데, 이는 2003년에 비해 21%나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첩을 둔 이들이 뇌물을 받아 필요한 돈을 마련하면서 부정,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패한 관리 뒤에는 반드시 첩이 있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산둥(山東)성 지닝시 리신(51) 부시장은 40여개 업체로부터 각종 인허가 대가로 받은 뇌물 50만 달러로 지닝 상하이 등에 4명의 정부를 뒀다 적발됐다.
비상이 걸린 중국 정부와 지방 정부는 뒤늦게 축첩 단속에 나섰다. 축첩 악습이 경제를 망치고 공산당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난징시는 모든 공무원에게 혼외 관계 사실을 보고토록 했고, 하이난 성은 정부를 두거나 혼외 자녀가 있을 경우 당직을 박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물질만능주의가 사상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단속한다고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