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A31면 ‘아침을 열며’ 코너의 ‘골프 경제학’이란 칼럼을 읽고 조금은 마음이 답답했다.
필자의 말마 따나 골프는 한번 치려면 카트에 가득 담긴 식품값의 2배 반이 넘는 돈이 드는 운동이라니 골프장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쉽게 고개가 끄떡여지지 않는다.
난개발 등으로 인해 후손이 활용할 수 있는 토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골프장이 부족하다고 추가 건설을 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가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라고 여겨진다.
골프장을 만든답시고 산야를 파헤쳐 공사를 하다가 업체의 부도로 폐허처럼 방치된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픈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어찌 그뿐이랴. 골프장 유지를 위해 뿌려지는 막대한 양의 농약은 인근 임야와 농토를 죽음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골프장을 몇 개 더 만든다고 사용 가능한 토지가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연인원 1,660만 명의 골프 인구를 소화한다는 것도 역부족일 터이다.
해외 원정 골프에 1조 원이 쓰인다는 것도 안타깝지만 자손 대대로 함께 살아야 할 이 땅을 온전하게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도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책무가 아닐까.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이야 언젠가 다시 복구할 길이 있겠지만 한번 훼손된 국토를 되살리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변수만ㆍ서울 양천구 목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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