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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와 함께 하는 릴레이 마라톤] (4) 황영조의 실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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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조와 함께 하는 릴레이 마라톤] (4) 황영조의 실전지도

입력
200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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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진 지난 1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은 롯데월드 마라톤 동호회원을 대상으로 2시간여 동안 릴레이마라톤 실전지도를 가졌다.

내달 4일 열리는 한국일보 릴레이마라톤대회에 남녀혼성으로 4개조 20명이 참가하는 롯데월드 마라톤팀은 여성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원들이 풀코스(42.195㎞)를 뛴 경험이 있고 릴레이마라톤도 2002, 2003년 두 차례 참가한 열성 아마추어 마라토너.

5명이 6~8㎞씩 37.4㎞를 뛰는 릴레이대회가 손쉬울 법 했지만 롯데월드팀은 이구동성으로 “풀코스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동호회 임영학(46) 사무국장은 “숨을 못 쉴 정도로 뛰게 되고 골인지점에서 너부러지지 않는 사람들이 없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릴레이마라톤은 페이스가 무너지기 쉽다

“풀코스도 뛰었으니 7~8㎞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반인이 속도를 내서 이 거리를 달리기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황 감독은 “풀코스 완주자라도 다른 팀과 경쟁이 붙다 보면 마음은 빨리 달리고 싶은데 몸이 따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속도훈련(인터벌)이 돼 있지 않으면 ‘서브 쓰리’(풀코스 3시간이내 완주)를 한 주자라도 7~8㎞ 거리에서 자기 페이스를 1,2분 단축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 오버페이스 하기 십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일본의 모리시타와 몬주익 언덕에서 벌인 혈전과 부산-서울 대역전경주 16연승의 빛나는 신화 등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잡는 황 감독의 말에 롯데월드팀은 고개를 끄덕였다.

“릴레이 마라톤이 가진 함정도 주의해야 합니다” 동호인들이 의아한 눈빛을 보내자 황 감독은 “첫 주자만 동시 출발이고 중간 주자들은 바통(어깨띠)을 넘겨받아 뛰기 때문에 자기가 이 구간에서 얼마나 잘 달리고 있는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달리는 주자를 무리하게 따라잡지 말라는 것이었다. 황 감독은 “자기 페이스를 못 지킨 사람이 골인지점에서 쓰러지기 마련”이라며 “특히 중간 주자들은 페이스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 조율을 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호흡이 무너지면 끝장

두 차례 풀코스 완주를 한 백민호(27)씨는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풀코스를 뛴 분이 호흡도 제대로 못하느냐”라는 농을 들었다. 실제로 많은 아마추어들이 호흡법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다. 황 감독은 “일반적으로 두 번 마시고 두 번 내뱉는 ‘흡흡 하하’식 호흡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보 때나 쓰는 호흡법”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심폐기능의 차이가 있고 조깅과 레이스 등 상황에 따라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호흡법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한 황 감독은 “조깅 때는 페이스에 맞춰 편안한 호흡을 하면 되지만 레이스도중 힘이 들 때 깊게 들이마신 뒤 잠깐 멈추고 짧게 내뱉는 게 요령”이라고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특히 “국가대표라도 호흡이 무너질 수 있지만 훌륭한 선수는 호흡이 일정하다”며 “호흡이 무너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름답게 뛰어라

휴가중에 참가한 홍일점 김수경(35)씨는 “사람마다 뛰는 자세가 다르고 특히 발을 짚는 게 천차만별인 것 같아요”라고 물었다. 황 감독은 “한번은 엉성한 자세로 빨리 뛰려고만 하는 여성 러너에게 ‘자세부터 바로잡아라’고 충고하다 ‘이상한 사람’으로 몰린 적도 있다”며 “올바른 자세로 뛰는 일반인을 거의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발의 앞 축으로만 뛰거나 발바닥 전체가 동시에 닿는 착지법은 모두 틀렸다. 달리기도 걷듯이, 발 뒷축에서부터 앞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뛰는 것도 걷는 것처럼 부드러워야 부상 없이 잘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발과 무릎이 벌어지는 등 흐트러진 자세는 부상을 부르게 된다”며 “아름다운 자세는 보기에도 좋고 건강과 속도를 얻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노용섭(48)씨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하다 보니 호흡이나 자세 등 답답한 점이 많았는데 궁금증이 해소됐다”며 “함께 즐기면서 뛰라는 황 감독님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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