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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퇴임후 첫 강연… 대권행보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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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퇴임후 첫 강연… 대권행보 GO GO…

입력
200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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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가 23일 강연을 위해 대학생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해 5월 총리에서 물러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대권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벌이는 특강정치에 합류한 그의 행보에 정치적 의욕이 묻어난다.

고 전 총리는 실제로 강연 내내 정치권의 이념논쟁을 거침없이 비판하며 실용주의 노선의 효용성을 역설하는 등 정치적 발언에 한껏 무게를 실었다. 실용주의는 2007년을 준비중인 그의 핵심 키워드다.

고 전 총리가 이날 연세대 상경대 강당에서 1,000여명의 학생을 향해 던진 주제는 ‘창조적 실용주의, 불확실성 시대를 헤쳐가는 통합의 리더십’. 그는 “자유와 평등,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양극화가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한쪽을 고집하는 것 자체가 냉전시대 유물이며, 정치 경제 안보 환경 등의 다중적 위험상황에도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숙된 사회는 두 이념의 조화에서 해법을 찾고 있으며 우리도 실사구시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야의 이념논쟁을 ‘시대착오적’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면서, 자신이 주장하는 통합적 실용주의가 미래를 위한 유일 해법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강연을 이어갔지만 현 정권에 대한 뼈있는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로드맵이 좋아도 실행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작은 정부나 큰 정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참여정부의 실천력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여야와 참여정부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내는 중간중간 자신의 치적을 알리는 노련함도 보였다. 지난해 대통령 권한대행과 서울시장 시절 업무 추진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대선주자와 자신을 차별화한 것이다.

이날 특강 외에도 최근 고 전 총리의 대외활동은 부쩍 잦아졌다. 지지도가 주춤하면서 “마냥 국외자로 머물며 소극적 행보로 일관해서는 어렵다”고 본 듯 하다. 그러나 정치활동 여부 등 민감한 질문에 대한 신중함은 여전했다. 그는 “민주당이나 국민중심당(가칭)과 연대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정치인도 아니고 정치를 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현재 두 당과는 관련이 없다”고 피해갔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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