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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단수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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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단수 대란'

입력
200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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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 하얼빈(哈爾濱)시가 22일 오후 8시를 기해 4일간 단수조치를 내려 초 중고가 일제히 휴교하는 등 900만 시민이 비상이 걸렸다. 단수조치는 약 200㎞ 떨어진 지린성(吉林) 지린시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페트로차이나ㆍCNPC) 지린석화(石化)공사에서 일어난 벤젠공장 폭발로 오염된 쑹화(松花)강 물이 식수원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시당국은 설명했다.

하얼빈 시정부는 전면적인 수도관 검사 및 보수를 위해 약 4일 동안 수도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시 구역 내의 각 기관, 기업, 주민들에게 생산 및 생활용수를 미리 비축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하얼빈 시민들은 물과 음식물 사재기에 나서 슈퍼마켓 등은 물론 작은 상점까지 광천수, 라면, 부식 등 물건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사실상 공황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쑹화강의 오염으로 이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하류에 위치한 무단장(牧丹江), 자무스(佳木斯), 연해주까지 여파가 확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두산 천지를 발원지로 하는 쑹화강 유역에는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올 것이 온 것”이라는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고속성장 과정에서 방치된 중국의 환경문제가 곪아터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급속한 공업화로 중국에선 어느 지역의 수질도 믿을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당국의 보도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공장폭발과 수질오염 사실이 먼저 전해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사이트에선 페트로차이나 공장의 폭발과 수질오염사실이 수일 전부터 유포됐다. 더욱이 지진 임박설 까지 나돌아 민심이 흉흉하자 지진국의 류단(劉丹)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갖고, 헤이룽장 성에서 6급 이상의 지진이나 하얼빈 시에서 5급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해명에 나섰다. 중국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페트로차이나는 뉴욕증시에도 상장된 초일류기업이다.

단수조치 후 0.5위안(한화 약 64원)하던 광천수 1병이 수십배로 폭등했지만 그나마 동이 난 상태다. 외신들에 따르면 시 당국은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하는 한편 소요사태에 대비해 24시간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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