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치러진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영역별로 난이도가 엇갈렸다. 본수능의 전초전격인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와 작년 수능과 비교해 언어는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
반면 수학은 ‘가’형이 어렵게 출제됐고, 외국어(영어)도 까다로운 문항들이 다수 등장해 수험생들이 당황했다.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언어를 제외하곤 변별력이 약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언어
전체적으로는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며 9월 모의평가보다는 오히려 쉬웠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각 지문 별로 문항 난이도를 고르게 조정했으나 1개 문항은 상당한 사고력을 동원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까다로웠다.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어휘와 어법’에서는 문법적 지식의 단순 이해보다는 지식의 적용과 탐구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여러 개 출제됐다.
‘문학’의 경우 정지용 ‘인동차’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지만 EBS에서는 다룬 작품이었고 이상 ‘조춘점묘’는 교과서와 EBS에서 모두 다루지 않은 낯선 지문이었다.
수리
‘가’형은 수학 IㆍII, 선택과목(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택1) 전범위에서, ‘나’형은 수학 I 전범위에서 각각 출제됐다. 주로 인문계 학생들이 선택한 ‘나’형은 작년보다 다소 쉬웠거나 비슷했지만 자연계 ‘가’형은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공통문항 중 공간 지각과 경우의 수를 혼합한 17번과 도형 부피의 최대값을 구하는 ‘가’형 21번은 새 유형의 문항으로 체감 난이도를 특히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형 중에서는 물탱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수를 계산하는 문제 등이 눈에 띄었을 뿐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외국어(영어)
작년 수능에 비해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많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전반적으로 재작년보다 어려웠던 작년 수준과 비슷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표를 보고 관련 내용을 추론하거나(24번) 그림을 보고 글의 흐름을 독해하는 내용(30번) 등의 문제는 상당수 수험생들에게 낯설게 느껴졌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전망했다.
50문항 중 듣기 및 말하기 17문항, 독해 및 작문능력 측정 33문항이 각각 출제됐다. 문법과 어휘는 9월 모의평가때 처럼 각각 2문제 나왔다.
사회ㆍ과학ㆍ직업탐구
탐구영역은 비교적 평이한 문제들이 많았다. 사탐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밖에서 접할 수 있는 일상 생활적인 내용, 시사적인 내용 등이 문항소재로 활용됐다.
스포츠 스타의 해외진출이 GNP와 GDP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 을사조약 체결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 파악 등 시사성 있는 소재가 등장했다. 고속철도의 1일 이용 가능 인구 비율을 통해 접근도를 파악하는 문항 등은 새로운 유형이었다.
과탐은 주변에서 과학과 관련해 일반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다리차, 자전거 구동원리, 핵융합로 등의 소재를 활용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직업탐구의 경우 난이도는 실업계 학생의 전체적인 학력 수준을 고려하되 9월 모의평가 보다 응시자 수가 30% 이상 감소한 응시 집단 특성을 감안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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