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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정파적 국정원 개혁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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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정파적 국정원 개혁 절실하다

입력
200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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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원장들의 구속과 전직 차장의 자살 사태를 부른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파문을 계기로 국정원의 전면적 개혁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정보기관의 이름을 바꾸고 조직 일부를 개편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특히 불법도청의 최대 피해자였던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에도 불법도청이 횡행했다는 사실은 국가정보기관의 개혁이 어설픈 구호로는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국정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순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국정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좌한다는 명목으로 주요 국정 현안과 정치권 동향 등과 관련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 대통령에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지 못하면 이 같은 정보수집은 정파적 이익에 악용되기 쉽고 도청 등 불법적 수단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대통령의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정원이 정치적으로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정원의 인사 독립은 국정원장과 주요 간부들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장치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정권이 교체된 뒤까지 연임하는 국정원장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국정원의 기구 및 업무 조정도 시급한 과제다. 특히 국내정보 수집 부서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국내 정보부서가 방만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도청 등 일탈의 유혹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신 기술유출 등 산업 관련 범죄와 마약ㆍ테러 등 국제 범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권한남용 등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통제할 장치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동안 국회 정보위원회가 국정원을 통제해왔다고는 하나 여러 가지 한계로 역할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회의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이 참여하는 독립된 정보감독기구의 설치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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