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4연패냐 불사조의 정상 탈환이냐.
아마추어 농구의 최강을 가리는 2005 농구대잔치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막돼 다음달 2일까지 열흘간 겨울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11개 팀이 출전하는 남자 1부의 판도는 2002년 이후 내리 4년간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고 있는 연세대와 2001년 우승 이후 정상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던 상무의 양강 구도.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새롭게 강팀의 면모를 갖춘 고려대, 최희암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 돌풍을 일으킨 동국대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통의 명문 중앙대는 주전들의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다.
연세대는 대학 최고의 리딩 가드인 김태술과 지난 10월 마카오 동아시아대회에서 공동기수를 맡은 포워드 양희종, ‘꽃미남’ 가드 이광재 등 쟁쟁한 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연세대는 대학 농구 3차 연맹전에서 이들 3인방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연세대가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기아자동차가 갖고 있는 농구대잔치 최다 우승(7회)과 타이를 이룬다.
대학을 졸업한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는 아우들 앞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다시 편다는 각오. 지난 울산 전국체전에서 중앙대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박지현 정훈 이한권 정선규 등 높이와 외곽을 고루 갖춘 전력으로 4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고려대는 주태수-김영환-신제록 등이 건재한 가운데 고교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평가되는 김태주(여수전자고)가 새롭게 가세한다. 최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뒤 종별선수권 준우승, 2ㆍ3차 연맹전에서 연속 3위에 오르는 등 호성적을 구가한 동국대는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태세다. 최 감독의 고교 졸업반 아들 최원석(명지고)은 연세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할 예정이어서 부자간 대결이 예상된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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