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하던 농민들과 원천봉쇄에 나선 경찰이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농민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동에서 ‘우리농업살리기 전국농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사실상 무산됐다.
농민단체 회원 400여명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청소년광장에 모여 쌀개방을 반대하며 최근 자살한 오추옥씨의 추모제와 농민대회만 약식으로 치렀다.
경찰은 원래 이 집회를 허용하려 했으나 “농민감정이 격앙돼 폭력행위가 예상된다”며 19일 당초입장을 바꿔 불허키로 최종 결정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행사장에만 전·의경 1만여명을 배치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농민들의 상경을 막기 위해 3만여명을 전국 각 지역과 70여 곳의 검문소에 배치했다.
경북지역 농민 3,000여명은 버스나 트럭 등을 이용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가 경찰의 제지로 대부분 상경을 하지 못해 곳곳에서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충남지역 농민 3,000여명도 버스 100여대에 나눠 타고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오부터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 해미나들목 서산나들목 등 10여곳의 진출·입을 통제해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전북지역 농민 400여명도 고속도로에 진입, 인근 하행선 2개 차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이날 집회 참가를 위해 상경하다 제지하는 의경을 차량으로 다치게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로 농민 이모(38ㆍ춘천시)씨를 긴급체포했다.
한농연 송기호 정책실장은 “쌀 협상 비준반대 집회는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라며 “대표자 회의를 통해 23일 이후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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