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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긴 삼성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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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잠긴 삼성家

입력
2005.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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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3녀 윤형(26)씨가 미국에서 교통 사고로 숨져 현지에서 화장됐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윤형씨는 19일 새벽(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곽에서 운전 중 교통사고로 치명상을 입고 숨졌다. 삼성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윤형씨는 뉴욕대에서 문학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장례식은 21일 낮 12시 불교식으로 거행됐으며 오빠 재용(삼성전자 상무), 언니 부진(호텔신라 상무), 서현(제일모직 상무보)씨 등 직계 가족만 참석했다. 윤형씨의 유해 곁을 줄곧 지키던 이 회장과 부인 홍라희 씨는 자식의 장례식에 참가하지 않는 관례를 따랐다. 유해는 화장됐으나 유골은 현지에서 뿌려지지 않고 국내로 옮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시련이 겹치자 착잡한 표정이었다. 에버랜드 지분 8.37%를 보유한 윤형씨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을 잃은 이 회장의 슬픔이 오죽 하겠느냐. 당혹스럽고 슬프다는 이야기 밖에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평소 활달하고 아버지를 잘 따른 윤형씨를 유독 귀여워했고, 틈날 때마다 스키장을 찾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윤형씨는 2003년 싸이월드에 개인 홈페이지를 공개하는 등 재벌가 딸 답지 않은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그의 팬카페인 ‘이뿌니 윤형이네~’(cafe.daum.net/yoonhyung7)에는 방문자들이 대거 몰리고 추모 글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그 동안 일상적인 경영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 경영진에게 거의 모든 권한을 위임해 온 만큼 개인적인 비극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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